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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독교 역사를 느낄 수 있는
로마 탐방기
조현정(MIR 8기)

<들어가며>
로마를 다녀온 후 두달여가 지나가고 있다. 테러의 상처와 전쟁 그리고 증오로 이어지는 생화학테러들.. 엄청난 일들이 뉴스를 타고 들려오면서 여름의 일들은 아주 깊은 과거의 순간으로 기억되어 가고 있는 내게, 일상에 묻혀 베푸신 은혜를 잊은 나에게 다시 기회가 온 것 같다. 이렇게 글을 통해 기억하라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깊이 감사드린다. 특별히 복음에 빚진 자로서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다 잠든 이들의 자취속에서 느낀 바를 담대히 그 길을 가리라 마음먹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자 용기를 내어 본다. <참고로 사진과 설명중 일부는 로마 연합교회의 내용입니다.>

떠나기 전
'회사에서 휴가를 2주일이나 내주다니 이번 여행에 대한 하나님의 기대하심은 무엇일까?'
마침 회사에 내 빈자리를 대신할 신입도 들어오고 모든 준비가 너무나 순조롭게 진행되어 기적을 경험하는 기분으로 준비기간을 보냈다.
6년 만에 멀리 떠나보는 여행길이라 가슴 설레임으로 하루하루 기다렸던 순간들이 여행을 준비하면서 기록한 수첩들 속에 남아 있었다.
이번 여행을 떠나면서 가진 목표는 4가지 였다.
①영혼의 휴식
②육체적인 힘 기르기
③탐방기사 쓰기
부끄럽게도 이제야 3번의 목표를 이루게 되었다.

비행기 안
7월 28일 출발하여 15박 16일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여행은 하나님의 엄청난 선물임에 틀림없었다.
잠시 비행기 안에서 적어둔 기록을 적어본다.

< 기록① 한국시간 아침 9:00 >
"시계는 29일이 되었지만 밤을 향해 달리는 나는 아직 29일이 안되었구나. 지구 반대편은 환한 아침에 나는 자정과 깊은 밤중으로만 달려간다. 아름다운 별과 지상의 불빛, 하나님께 오직 감사로.."

< 기록② 한국시간 낮 12:23 >
"말씀묵상 창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하나님은 인간을 무척 많이 사랑하신다. 지상의 황토 빛 땅들을 내려다보면 시공을 초월하여 여전히 그 자리에서 같이 호흡하시는 하나님의 숨결이 느껴진다."

로마에서

[사진 1] 로마 천사의 성 앞에서

로마는 처음 가보았다. 어딘들 처음이 아니겠냐마는.
도시 전체가 천정 없는 박물관이라고 하더니 참으로 로마인들의 유산은 이 시대에도 장엄함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한편 머릿속은 온통 바울이 오고 갔을 길, 베드로가 두려움에 떨면서 걸었을 모습(쿠오바디스 성전 길)등을 상상하기에 바빴다.
가장 인상깊었던 곳 몇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1)쿠오바디스

고교시절 눈물 훔치며 읽었던, 항상 제일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이라고 자부했던 『쿠오바디스』. 그 책 속의 현장으로 가본다는 것은 정말 굉장한 흥분거리였다. 그곳은 사람의 행렬로 가득한 다른 관광지들과는 달리 아주 조용했고 관광객들도 한사람이 가면 다음사람이 와서 조용히 묵상하기에 참 좋았다.
허기진 사자들의 밥이 되어도 하나님을 찬미하며 죽음을 맞던 순교의 때, 크리스챤들에 대한 십자가 처형이 계속되던 날들 속에서 베드로는 박해가 시작되자 로마의 박해를 피해 로마성을 벗어나 도망가기 시작한다. 정신없이 도망가는데 난데없이 한 사람이 앞길을 가로막고 나타났다. 쳐다보니 예수님이었다. 깜짝 놀란 베드로는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하며 물었다. 그러자 주님은 "나는 네가 도망 나온 로마로 십자가를 다시 지기 위해 간다"하고 말씀하셨다. 그 대답을 듣고 베드로는 발걸음을 돌려 로마로 다시 들어갔고 담대히 복음을 전하다가 잡히어 순교를 당하게 되고 베드로는 거꾸로 십자가에 달리어 순교를 당하게 된다. 이 교회 안에는 들어서면서 바로 뒤쪽 가운데에 바위 위에 새겨진 발자국이 하나 있는데 바로 예수님과 베드로가 만났을 때 예수님께서 기적적으로 바위에 새겨주신 발자국의 사본으로 [사진2] 그 옛날부터 성당에 들르는 신자들마다 손으로 만지는 바람에 다 닳아서 굴곡이 뚜렷하지가 않았다. 나 역시도 몇 번이고 이 돌위를 쓰다듬어 보았다.


[사진2]예수님의 발자국

제단 앞 쪽에는 양 옆면에 두 개의 그림이 있었는데 왼쪽에는 베드로의 거꾸로 순교당하는 모습이고, 오른쪽에는 예수님의 십자가상의 모습이었다.
다른 웅장한 성당들에 비해 규모도 작고 화려함이 없었지만 그 어느 곳에서보다 더욱 진한 예수님과 베드로의 사랑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베드로를 잘 아시는 예수님. 그러나 죽음보다 더 큰 영광의 자리로 예수님은 함께 가기를 이곳에서 초대하셨다.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 있는 결단의 삶. 다시한 번 돌아선 베드로의 뒷모습을 눈속에 그려본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위험이나..사망이나..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 8:35-39) 죽음은 우리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2) 바울의 참수터 (Tre Fontane)

로마에 가기 전부터 꼭 가봐야 할 곳의 하나로 꼽고 있었던 곳 중의 한곳이었지만 이곳 역시 관광명소가 아니어서 지도에 나와있지 않고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로마에 유학중인 친구와 나는 로마새생명교회 담임목사님의 설명을 듣고 물어 물어 찾아가게 되었는데 배낭여행객들이 이탈리어도 모른 채 찾아가기란 정말 쉽지 않을 듯 했다.
골목을 잘 못 들어서길 몇 번. 드디어 찾아간 곳은 역시 성당의 모습으로 지어진 곳이었다. 바울의 참수터는 많은 로마의 유적지와는 다르게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고요함과 비장함이 느껴졌다. 이곳은 바울 이후로 많은 기독교인들이 순교를 당한 곳이라고 한다.

들어서자마자 걷게되는 길은 생명수로(AD AQUAS SALVIAS)라는 이름의 길이었다. (나중에 알 게 된 것이었지만)
신기하게도 이 거리의 이름은 '구원의 물'이란 뜻인데 참으로 로마의 여타 지역과는 다르게 분주함을 벗어나 침묵과 고요가 느껴졌고 순교자의 비장한 영적 분위기가 전해졌다다. 곧 바로 오른쪽에 베네딕트의 상이 있었는데[사진3] 오른손으로 쉿!하는 그의 몸짓은 들어서는 이로 하여금 흐트러진 몸과 마음의 자세를 바로 잡으라는 듯이 느껴졌다. 그 동상 밑에 있는 글귀를 잠시 적어본다.


[사진3]베네딕트 상

AUSCULTA O FILI
OBEDIENTIA SINE MORA
ORA ET LABORA


들어라 내 아들아
주저하지 말고 순종하여라
기도하고 일하라

<로마 연합교회의 설명 참조>

카를로 대제의 아치문[사진4] 앞에서 우리는 바울의 순교지가 이런 성당 내부에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다른길로 접어들었다가 겨우 지나가던 사람을 만나 그곳이 우리가 찾던 곳임을 알 게 되었다.


[사진4] 카를로 대제의 아치문

그 아치를 들어서면 넓은 정원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계단 위에 교회가 있다. 이 교회는 천국에 이르는 계단교회이다. 그 전에는 이곳에 사형직전의 사형수들을 잠시 가둬 둔 감옥이 있었다.[사진5] 현재 이 교회의 내부에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데 그 지하 안쪽에 바울이 마지막으로 갇혀 있었던 장소가 보 존되어 있다. 바울 뿐만 아니라 많은 그리스도인과 또 다른 사형수들이 역시 여기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습기차고 어둑한 감옥 내부에서 조용히 기도하고 있을 바울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두려움을 넘어선 그의 진실한 예수사랑.
"예수님 저도 그렇게 예수님을 사랑하고 싶어요."

[사진5]

이 교회에는 또 다른 비극이 숨겨져 있다. 예루살렘은 티투스 황제에 의해 A.D. 70년 함락하게 된다. 그리고 수 많은 유대인들이 포로로 잡혀온다. 그리고 그들은 당시 건축 중이던 콜로세움 공사에 동원된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곧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죽음 직전에 이르게 된다. 로마는 그들 10,203명을 이곳에 매장해 버린다. 중세어느시대에 수도사 베르나르도가 이곳에서 기도하는 중 환상을 보게 된다. 그의 환상에는 수많은 별들이 하늘에 오르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환상 후에 그는 과거 10,230명의 고귀한 영혼이 순교당한 곳임을 알게 된다. 이후 여기에 기념 교회를 세우게 된다. 교회 가운데 천장에는 별들이 그려져 있는데 이 별들은 10,203개로 순교당한 이들의 하늘에 오른 영혼을 상징한다. <로마연합교회의 설명 참조>


[사진6]바울순교교회

이 마지막 감옥을 나와 오른쪽으로 길이 있다. 바울은 이 길을 따라 형장으로 끌려가게 된다. 그 형장의 자리에 현재 바울순교 교회[사진6]를 세웠다. 그 교회 앞에 10m쯤 돌로 된 길이 있는데, 이 길은 그 당시의 길이다. 바울은 마지막으로 이 돌들을 밟고 형장으로 끌려간다. 교회로 들어서면 왼쪽벽에 바울이 순교당하는 부조가 새겨져 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베드로가 거꾸로 십자 가에 못박히는 부조가 있다

안쪽 제단 오른쪽 구석의 철창 안에 바울의 목을 놓고 쳤던 돌이 있고 왼쪽 아래로 세 개 의 제단이 있는데 이 목베임을 당했던 순교대[사진7]와 머리가 땅에서 3번 튀어 그 자리에서 샘이 솟았다는 그곳에서 나는 샘속의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인터넷 상에서는 이제 물이 말랐다는 설명도 있었지만 본인은 물소리가 퐁퐁 흐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바울이 그토록 가기를 원했던 로마에서 바울은 주님의 말씀처럼 로마에서 담대히 복음을 전하다 순교하고 하늘에 오르게 된다. 그 앞에서 나는 갑자기 주체 할 수 없는 눈물이 마구 솟구쳤다.
'내가 듣고 믿은 구원의 소식이 이 피가 아니면 어떻게 전해졌을까,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은 실로 오묘하구나. 그 먼 한국 땅까지 전해져 내가 믿었구나.' 너무나 쉽게 복음을 전해 들어서 그 속에 흐르는 진실하고 가슴 떨리는 거룩한 희생들에 대해 간과하며 살지는 않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하나님은 잃었던 나를 찾아 그렇게 많은 대가를 치루신 것이다.


[사진7]

바울의 묘


참수 후 바울의 시신은 현재의 성 밖의 바울 성당의 자리에 안치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로마가 여러 차례 침략을 당하면서 그리스도인들에 의해 산세바스티안 카타콤에 안치되었다가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현재 바울 성당의 제단 앞에 디모데와 디도와 함께 잠들어 있다.


돌아서기 아쉬워 자꾸 뒤돌아보며 나왔다.
이 생의 삶이 전부이거든 내가 제일 불쌍한 사람이라고 했던 바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3)성 계단 성당


[사진8] 성계단성당

성당에 들어서면 정 중앙에 계단이 보인다. 나무로 된 이 계단은 걸어서 올라 갈 수 없는 계단이다. 왜 그럴까?

이 계단은 예수님께서 본디오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으실 때 올라가셨던 계단으로 신앙심이 매우 깊었던 콘스탄티누스의 어머니 헬레나는 이 계단을 이스라엘에서부터 로마로 이송해 와서 그곳에 성당을 짓고 기념하게 하였다.
그 후 카톨릭 사제들은 이곳을 무릎으로 오르며 고행을 하였는데 루터 역시 이곳에서 무릎으로 오르다가 어느 날 이러한 고행이 진정한 신앙의 길이 아님을 자각하고 뛰쳐나와 종교개혁을 일으킨 곳의 역사적 장소이다. 마침 우리 일행이 성계단 성당이 어디냐고 물었던 사람이 카톨릭 사제였는데 점심시간이 끝나고 그곳이 문여는 시간이 되자 그 사제는 우리 앞에 뛰어가더니 그 계단을 무릎으로 오르고 있었다. 그 뒤를 따라 많은 관광객들이 무릎으로 그곳을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 무릎에 무릎으로 지나쳐온 시간에 그 계단은 깊이 패어 있었다. 나는 살짝 그 계단을 쓰다듬으며 기도드렸다.

4)카타콤베


[사진9]카타콤베

무섭다 못해 춥기까지한 지하동굴.
로마에는 약30개에 이르는 카타콤베가 있다고 하는데 내가 간 곳은 대표적인 산 칼리스토 카타콤베였다. 원래는 일반 로마 황제 및 로마 시민들의 무덤으로 사용되었던 곳인데 그리스도교인들에 대한 박해 때에 피해 숨어들어간 곳으로 여기저기에서 크리스챤들의 신앙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그곳은 지하 3층으로 끊없는 통로로 이어져 있었는데 전기도 없는 당시에는 시커먼 어둠속에서 어떻게 지냈을까 싶었다. 특히 이곳에서는 안내인을 잘 따라다녀야 했다. 만약 길을 잃으면 다시 햇빛을 보기 어렵다는 얘기가 있기에.. . - 어원적으로 카타콤베는 라틴어의 "Catacumbas" 에서 파생 되었는데 "무덤으로 내려가는 주위"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 장소들이 기독교 인에 의해 묘지로 사용된 것은 1세기에서 4세기 사이로서, 복잡한 지하통로 들은 거의 묘지 자리로 이용되었고 외부에서도 식별이 가능한 입구가 여러군데 만들어져 있었으며 이는 기원후 250년 데치오 황제 시절까지 사용되었다고 한다.
특히 카타콤베 안에 있는 성녀 체칠리아의 석상은 그녀의 시체 그대로의 모습을 복원하여 둔 것이었는데 역시 크리스챤에 대한 박해 시절에 순교하신 분으로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은 한 하나님이심을 오른손가락 세 개와 왼손 약지로 펴보이며 죽기까지 그녀의 믿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잔인하게 베인 목의 자국까지도 선명하게 보였는데 순결한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무구한 역사의 흐름 뒤에도 여전히 살아서 보는 이들에게 가슴 깊게 전달하고 있었다.

마치며
교회 설교시간에 바울의 얘기를 듣게 되면 너무나 친근하고 생생하게 다가오는 말씀에 남모르는 기쁨이 생긴 것 같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잃었던 나를 찾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루셨구나. 결코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기적이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한편, 아직도 예수님의 구원에 이르는 진리를 전해듣지 못한 많은 족속들이 있고 나는 갚을 게 많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생명을 건 복음 전파의 일들은 계속되고 있고
지금도 순교의 일들은 계속 일어나고 있다.
복음에 빚진 자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생각하니 마음이 바빠진다. 우선 중보기도를 늦추지 않고 계속적으로 해나가야겠다.

먼 곳까지 보내주시고 역사를 초월해서 전폭적으로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새롭게 또 발견하고 돌아오게 해주신 내 아버지께 감사들 드리며 이만 마치고자 한다.
선교를 향한 불타는 열정의 사람들 KCM의 MIR 분들과 함께 이 경험을 나누게 해주셔서 더욱 감사합니다.



[ Webzine MIR 2001년 11월호 Inde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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