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사람이 선교하기 좋은 이유는 동양문화권에서 성장하다보니 복음의 불모지인 아시아의 문화를 이해하고 환경과 생활에 적응하는데 빠르다. 침대에서 잘 수도 있고 침대가 없어도 잘 수 있다. 무릎을 꿇고, 좌상을 하고 앉을 수도 있고 의자에 앉아도 불편함을 모른다. 이런 우리의 생활습관은 전 세계 어디를 가나 빨리 적응하고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경제적으로는 우리는 불과 30-40년 전에는 전세계에서 가장 황폐하고 못사는 나라였다. 이런 경제적 어려움을 딛고 이제 선진국 대열에 어렴풋이 끼어있다. 그래서 못사는 나라나 개발도상국을 이해하고 있다.
우리의 성격은 직설적이고 불같지만 이중성의 문화를 가지고 있지 않고 솔직하고 단순하며 남을 불쌍히 여길 줄 아는 긍휼도 있다. 또한 성실하고 부지런하여 삶에 대한 바른 생활과 의욕도 있다. 그러나 때로는 말 안듣기로 유명한 민족성을 가지고 있다. 누가 하지 말라고 하면 그것을 바로 지키질 못한다. 누구에 의해 지시 받거나 나의 불편을 감수할 줄 모른다. 그래서 학교에 개구멍이라고 있다. 이곳을 통해서 개가 들랑날랑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이 다니는 것이다. 아무리 철망을 치고 판자로 막아도 결국은 또 뚫린다. 이제 이것도 지쳐서 그곳에 길을 내주기에 이르렀다. 잔디를 밟지 말고 돌아가라는 표지판이 있고 줄을 쳐 놓았지만 이것은 있으나 마나 가운 대로 질러가 결국 이곳에 길을 낸다. 좋게 보면 이것이 합리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이 불편해 하는 것을 고치고 결국 사람 중심의 편리함으로 개선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것은 모두 나의 편리함을 위해서 공공의 질서를 무시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작은 불편함을 감수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가끔 듣는 이야기다. 해외 교포나 선교지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곳 사람과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인끼리의 문제가 제일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개인적인 능력이나 눈치가 워낙 빨라서 현지인들은 감도 못잡을 때 한국 사람은 행동에 들어간다. 그래서 한국 사람끼리는 쉽사리 속을 보이지 않고 또 경계해야만 나를 지킬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모든 일들이 내 중심으로 이루어져 가게 되고 협력은 먼 이야기가 된다. 사춘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민족이라 그런지 남이 나보다 잘되는 것을 보면 시기와 질투를 일으키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협력이란 말은 말뿐인 협력이 되기 십상이고 내심은 다르다. 모두야 그렇겠는가? 부정적으로 보자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 18:20)고 하셨다. 혼자 있는 곳보다는 여러 사람이 합심하는 곳에 주님이 계신 것이다. 사실 하나님은 이미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지금도 다 멸하시고 또 강권적으로 섬기게 할 수도 있다. 하나님의 능력이 없으시기 때문에 우리를 불러서 함께 사역하시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사역하시기를 원하시는 것처럼 우리도 함께 사역하는 것을 기쁨으로 해야 할 것이다.

"닥터 로제타 S. 홀" 선교사가 1890년도에 들어와 한국 사람들의 농기구인 가래를 그린 그림이 있다. "로제타 S. 홀" 선교사는 이 그림을 자세히 그린 것으로 보아 눈여겨보았던 것이다. 필자도 가래 삽질을 한 경험이 있는데 가운데는 흙을 퍼낼 곳의 위치에 자연스레 삽을 가져다만 대고 삽의 양쪽에 연결된 줄을 자연스레 잡아당기면 힘들이지 않고 오랬동안 지속해도 지치지 않고 오히려 일이 재미있게 느껴지며 어느새 모든 일을 마치게 된다. 이 가래의 능률에 대해서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에서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삽을 잡아당기는 사람이 자신의 힘이 많다고 너무 힘있게 잡아당기면 내쪽으로 삽이 기울어 삽질이 재대로 안 된다. 가래 삽질은 서로의 힘이 균등하게 그러나 삽의 방향과 상황에 따라서 줄을 짧게 또는 길게 그리고 힘도 늘 평행적인 것은 아니다. 힘을 써야 할 때가 서로에게 따로 주어진다. 이 때는 상대편의 힘이 자연스럽게 실리도록 반대편에서는 놓아주어야 한다.
옛 선조들이 이룬 협력을 단순한 농기구인 것 같이 보이는 이 가래에서 찾을 수 있다.
가래 삽질을 이해하면 선교의 협력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다. 능력이 많아도 협력하는 자와 파트너가 될 때에는 경우에 따라서는 있어도 없는 자 같이 힘을 맞추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이익만을 고집하는 사람에게는 협력이 이루어질 수 없다. 협력은 때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고 오히려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다. 개인주의가 아닌 공동체적인 지혜가 여기에 담겨있다. 21세기의 한국 선교는 가래의 지혜로 여는 선교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것을 압니다."(표준새벅역 롬 8:28)

[참고자료] "닥터 로제타 S. 홀" 소개
남편 닥터 윌리암 제임스 홀 선교사와 결혼한지 3년만에 여의고, 3년후 남편의 전기를 편저하였다. 그녀는 한국에 남편 보다 1년 먼저 와(1890), 43년간을 한국을 위해 봉사하였으며 우리나라에 여러 '최초'를 기록해 놓은 인물이다.
평양에 최초의 병원 설립, 맹인 농아학교 설립, 점자도입(뉴욕 포인트)과 한글용 점자개발, 어린이 병동설립, 여자의학교 설립(경성여전, 수도의대, 우석의대를 거쳐 현재 고려대 의대가 됨), 동대문병원(현 이대부속병원), 인천 기독교병원, 인천간호보건대학 등 설립, 또는 시작하였다. 또 한국의 최초여의사(서양의학), 김점동(에스더 K.박)을 키웠고, 한국여성의 인권을 위해서도 일하였다. 그녀는 미국에서 뛰어난 미국여성 200인중 한사람으로 인정을 받았다.
[참고] "가래" 출처:두산세계대백과
정지작업이나 흙을 옮기는 작업 등에서 흙을 파서 던지는 데 쓰는 농기구.
삽을 변형시켜 만든 것으로 넓죽한 삽날에 긴 나무자루를 박고, 삽날 윗부분 좌우측에 각각 줄을 매어 사용한다. 보통 3∼5인이 사용하는데, 한 사람은 자루를 잡고, 2∼4인이 양쪽에서 줄을 잡아 당기며 작업을 한다. 삽보다 작업 능률이 높고 여러 사람이 공동작업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