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3월 기도편지
절약도 지나치면...
생전 처음 병원에 입원했었습니다. 온 가족이 의식도 없고,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 끝에 하나님의 은혜로 다시 세상 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식중독이 그렇게 무섭고 위험한 질병인 줄 알게되기 까지 치룬 댓가 치곤 너무 값이 비싸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온 가족이 이런 위험한 지경에 빠지게 된 경위는 지나친 절약에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지난 2월 12일부터 16일까지 네이션스 2002년 훈련생들이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훈련생들이 프랑스인 2명, 에루투리아인 2명, 레소토인 2명으로 구성된 것에 착안하여 인터내셔날 이브닝을 개최하였습니다. 그동안 이곳에서 사귄 인도, 파키스탄, 중국, 일본, 아프리카인 등을 초대하여 그들 나라의 고유 음식을 서로 나누며 교제하고 복음을 전하는 기회로 선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약 40명이 14일 밤에 초대되어 유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가 돌아 간 후 너무 많은 음식이 남아 참석 한 사람들에게 나눠 준 후 저도 중국 음식을 조금 가지고 왔습니다. 이를 하루동안 냉장고에 보관 한 후 먹으려 하니, 좀 꺼림직 했지만 버리는 것이 아까워 전자렌지에 대워서 온 가족이 함께 먹었습니다. 제 아내는 종종 남은 음식을 버리자고 하지만, 저는 음식을 버리는 것은 죄라고 강하게 주장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음식을 버린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 날 밤 자정 무렵부터 시작된 온 가족의 토사광란은 저희들이 가지고 있었던 가정 상비약으론 도저히 치료가 불가능하였고, 가족 모두 의식이 가물거려 엠블란스로 응급실에 실려가게 되었습니다.
입이 더 커지려고...
이에 모든 네이션스 팀과 저와 협력하고 있는 교회가 총동원하여 기도하고 매일 병원에 수 십명씩 방문하자 급기야 병원에서 면회 금지 조치까지 내리기까지 했습니다. 입 가진 사람은,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도 '두식이 어떻냐?'고 물을 정도로 이곳 웰링부르와 노셈턴에서 유명(?)해 졌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저의 사역과 삶은 이곳 영국인 신자들에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비록 영국 교회가 날로 침체되고 있지만 선교사가 외국에서 들어와 사역하는 것에 대해서 자존심 강한 영국인들은 그리 달갑지 않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 일년동안 힌두와 무슬림 컴뮤니티에 전도하는 일과 함께 이곳 교회와 목회자들을 깨우는 일을 했었습니다. 일년이 지난 후 하나님의 은혜로 목회자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고 함께 협력하여 이곳에 사는 힌두와 무슬림 컴뮤니티에 전도 할 방법을 강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의 온 가족이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이곳 크리스챤 형제들의 관심을 더 집중시키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저의 아픔을 통해 사역에 탄력이 붙고 사역의 영역이 더 커지는 결과를 얻게 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어렸을 적 입가에 부스럼이 생겨 아프다고 하면 '입이 더 커지려고 그런다'고 하시던 어머니의 말씀이 생각나 어머니와 고국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아마도 병 때문에 약해진 탓이겠지요.
엄마는 바보야!
10일 동안의 고통의 터널을 통과한 끝에 입맛이 돌아 왔습니다. 음식 냄새만 맡아도 구토증세가 있었는데, 하나님의 은혜와 치료의 결과로 먹고싶은 것이 생겼습니다. '시원한 동치미 국물' 이 가장 먹고싶은 첫 번째 음식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났던 사람이 바로 일본인으로서 한국 고아들의 대모였던 '다우찌 지즈코씨'였습니다. 그의 아들 윤기가 쓴 책 '엄마는 바보야'에 의하면, 『그의 어머니 다우찌 지즈코씨는 조선총독부 관리의 딸로서 7살때부터 한국에서 자랐고 26세에 고아들을 위해 목포 공생원을 만들어 헌신하고 있던 한국인 전도사 윤치호와 결혼하여 6·25 동란으로 남편이 행방불명이 된 뒤에도 고아들과 한국에서 살 것을 결심하고 한국어를 사용하고 치마저고리를 입고 생활했습니다. 50년을 한국에서 살면서 고아들의 어머니로 칭송을 받았던 다우찌 지즈코씨는 한국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병상에서 의식이 희미해지는 가운데 마지막 하신 말씀은 일본말로“우메보시가 먹고 싶구나.”』였다고 합니다.
저도 바보같이 그녀처럼 제가 이곳에 사는 동안 이곳에서 버려진 사람들처럼 살고있는 인디안들과 파키스탄 그리고 이 땅의 나그네들에게 어버이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스스로 바보가 되기엔 너무 욕망이 많이 있습니다.
대 선배 선교사인 바울처럼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고 예수를 아는 지식을 가장 고상히 여기고 오직 복음 안에서 발견되기를 소망하는 제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일하시는 하나님...
저의 입원으로 인하여 함께 일하는 팀 가운데 변화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보수적이어서 뭔가를 하려면 주저하고 계산하다가 기회를 놓치기가 일수인 영국 형제들이 적극적으로 뭔가를 시도하려 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예로 들면 지난 연말 제가 잠시 3주 동안 귀국했을 땐 금요기도회를 한번도 모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약 4주 동안 제가 기도회를 인도하지 않았음에도 그들 스스로 모여 기도하고 또 제가 부탁한 토요일 오전 타운센터 프레워킹을(마치 여리고 성 작전처럼 타운 센터주변을 기도하면서 도는 것. 노방전도를 위한 준비작업) 매주 꾸준히 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경우라면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있지만, 말만 꺼내놓고 토론으로 세월만 보내는 이들의 태도에 매 순간 느꼈던 답답함은 이들과 함께 일하는 저에게는 큰 고민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이들의 작은 변화는 무척 고무적인 일일뿐 아니라 저의 전도대상자들인 인디안, 파기스탄, 중국 그리고 블랙 친구들도 저의 건강을 염려하여 매일 전화로 안부를 묻고 저의 집을 방문하여 우정과 상호신뢰가 더욱 높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육체는 몹시 힘들고 괴로웠지만, 이 일로 인하여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볼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1. 건강이 속히 회복되어 이전 보다 더 넘치는 정열로 일 할 수 있도록!
2. 금요 기도회 활성화 되고 팀 멤버가 더 많아 지도록!
3. 지역 교회를 방문하여 비젼을 나누고 함께 일 할 형제들을 모으는 일에 주께서 문을 열어 주셔서 형통하도록!
4. 지역 목회자 연합 모임에(월 1회) 더 많은 목회자가 참석하고 또 생산적인 모임이 되도록!
5. 협력 선교단체인 네이션스 웰링부르 팀 위에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 있도록!
6. 태권도 사역 준비가 잘 이뤄지도록!(사범과 장소 그리고 행정적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