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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 투덜이가 올리는 파키스탄 이야기

자동차 세금 내기
정신호


파키스탄의 투덜 시리즈

사실 자동차 세금내는 것에 대해서 몇 cc짜리가 얼마, 몇년산은 얼마 하는 것은 잘 모른다.

단지 그 때 겪은 불편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한 친구로부터 부탁을 받았다. 개인 차량은 해마다 세금을 내게 되어 있는데 자기 차량이 이슬라마바드 넘버(IDD xxxx)이고 내가 이슬라마바드에 살므로 자기 차 세금 좀 내 달라고..... 별로 어렵지 않겠지 라는 생각에, 그리고 그 친구가 내 일을 많이 도와 주었기 때문에 그 일을 순순히 받았다. 이슬라마바드의 넘버를 가진 차는 F-8 Markaz(Ayub Market 이라고도 부름)에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어디 어디로 가라고 하였다. 그 곳은 사람이 워낙 많은지 주차를 하기 위해서도 돈을 내라고 하였다. 자동차 넘버 별로 (IDA, IDB, IDC, IDD ... 이슬라마바드는 ID라는 두 개의 지역코드와 A,B,C 로 나가는 한 개의 알파벳 모두 세 개의 알파벳과 함께 네 개의 숫자를 가지고 있다, 외국인 차량이나 정부차량, 외교관 차량등은 다른 형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주 정부 별로도 자동차 번호체계가 다르다) 접수를 받은 곳이 있었다. 그래서 IDD 창구로 가서 자동차 등록증을 내 밀었다.

그랬더니 그 담당자 왈, 저 뒤에 있는 내셔날 뱅크(National Bank of Pakistan)에서 돈을 내고 다시 오라는 것이 었다. 아 여기서 돈을 받는 것이 아니었구나. 그 뱅크(은행은 F-8 Markaz의 남쪽 끝에 있었다) 앞으로 가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그 옆에는 서류에 필요한 것을 적어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즉 자동차 세금 고지서가 집으로 배달되는 것이 아니고 때가 되면 돈을 내러 가는데 그 은행 앞에서 그 고지서를 직접 작성해야 하는 것이다. 그 고지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할 지를 몰라서 대신 그 것을 작성해 주면서 돈을 받는 사람이 장사를 하고 있었다. 나도 물론 잘 모르므로 그 사람에게 자동차 등록증을 아무말 없이 내 밀었더니 그 사람도 아무말 없이 사이사이 먹지를 넣은 네 장의 용지에 필요한 것을 다 적어 주었다. 800cc 자동차였는데 세금은 Rs.348 이었다. 그 사람에게 20 루피를 주고 은행의 줄 맨 뒤에 서서 기다렸다. 줄을 보니 두 줄이 길게 되어있었고 한 줄이 짧았다. 처음에는 그게 줄인 줄 몰랐는데 알고 보니 그 줄은 교통위반 범칙금(Traffic Challan)을 내는 줄이었다. 다른 두 줄은 자동차 세(Token)를 내는 줄...... 왜 이렇게 기냐고 물어보았더니 지금이 (7월 말) 1년의 마지막으로 돈을 내는 시기라고 하였다. 내 줄 앞에는 한 30명 쯤.....


어휴 정말 왜 이렇게 느린거야. 날도 정말 더운데....... 이런 부탁을 받지 않는 건데...... 괜히 부탁을 받았어.....하고 생각하였다. 거기에 온 사람들을 보니 대부분이 차주가 아니고 드라이버나 심부름꾼이나 자기 집 서번트 들이었다. 게다가 어떤 사람은 수개에서 수십개의 등록증을 가지고 와서 한꺼번에 돈을 내는 것이었다. 결국 체면있는 사람은 대체로 이런 지겹게 기다리는 일을 직접할 리가 없는 것이었다. 투덜투덜......

더운 여름 날씨에 11시부터 1시까지 두시간을 기다렸더니 정신이 없을 정도가 되어서야 겨우 내 앞에 3사람이 남았다. 그런데 은행 문 닫을 시간이 다 되었다고 사람들이 그러는 것이었다. 은행에서 한 사람이 나왔다.

이제 시간이 거의 다 되었으니 은행문을 닫을 것입니다. 그러니 바깥에서 줄을 서지 말고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두 줄을 길게 서 있던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더니 우르르 문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서있던 줄은 문 쪽에서 멀었기 때문에 문쪽 가까이의 줄에 서 있던 사람이 마구 들어간 후에야 내가 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으악.......! 은행에 들어가 보니 내 앞에 40명 쯤.....! 세상에 내가 이제 두시간 기다려서 줄의 거의 앞에 왔는데 다시 맨 뒤가 되다니 이게 무슨 일이야. 정말 그 은행직원도 너무하네. 문을 닫으려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면 각 줄에서 한 사람씩 순서대로 들어오라고 해야지 이게 무슨 질서가 이래...... 은행 안으로 들어가서는 줄이 더 헝클어져 버렸다. 나중에 들어간 사람도 새치기를 해서 앞으로 가고 ......

으이구........ 너무 열받아서 이게 뭐냐 앞에 있다가 맨뒤가 되었네 이런 무질서가 어디있냐

그러니까 다른 은행직원이 하는 말,

'꼬이 밧 나히, 깜 호자에가 (아무 문제 없어, 다 잘 될꺼야)'


파키스탄에서 살다보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No Problem' 이라고 하는 경우를 많이 듣게 된다. 피해를 당한 사람이 'No Problem' 이라고 하면서 괜찮다고 걱정말라고 한다면 이해가 되는데 잘못을 한 사람이 'No Problem' 이라니!!!!

도대체 참지 못하고 이런 짜증나는 일을 부탁받지 말았어야하는 건데 생각하면서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부글부글.... 화가 나서 그냥 잠을 자 버렸다. 해야 할 일도 하지 못하고...... 다음 날 아침이 되니 부탁을 안 들어주고 등록증을 그냥 돌려 주려고 했던 생각이 좀 바뀌었다. 좀 미안한 생각이 든 것이다.

은행 문이 9시에 열므로 아침 일찍 문 열기전에 가서 기다려야지 라고 생각하고 8시40분에 갔다. 그랬더니 왠걸...... 아침에도 한 30명이 줄을 서 있는 것이 아닌가.....! 흑흑....... 이게 왠일이래 잉잉.

그런데 이 날에는 아침이라서 은행직원이 열심히 일을 해서인지 한 시간만에 내 차례가 되어서 무사히 세금을 낼 수 있게 되었다. 똑 같은 4장의 종이 중에서 두 장을 은행에서 가지고 나머지 두 장을 돌려 주었다. 그리고 나서 어저께 처음으로 갔던 곳에 가서(자동차 등록증에 세금 냈다는 기록을 해 주는 곳)으로 가서 IDD 창구에 그 돈을 낸 영수증과 함께 내니 창구직원이 몇월 몇일에 얼마를 냈다고 기록해 주고는 자동차 등록증과 남은 두 장의 세금 용지 중 한 장을 영수증으로 돌려 주었다. 끝났냐고 물으니 옆에 앉은 다른 직원을 가리키면서 이 사람에게 싸인을 또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갔더니 아무 말 않고 싸인을 해주었다.

끝난 거니?
Yes Finished.

휴~

쉽게 생각한 일이었는데 총 이틀을 소요하였다. 아직 전산화가 되지 않은 나라이기에 불편을 겪는 것은 이해를 할 수 있는데....... 하루 전 날 질서가 흐트러져서 줄 맨 앞에서 꼴찌가 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아직도 투덜투덜....

질서가 좀 더 잘 지켜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 Webzine MIR 2002년 9월호 Inde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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