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식 선교사
선교사는 무얼 먹고 사는가?

요즘 한국에서는 청와대 영양사로 일했던 사람이 쓴 '청와대 사람들은 무얼 먹을까?'라는 책 때문에 상당히 시끄러웠나 보다. 청와대에서 사는 사람이라고 뭐 그렇게 유별난 음식을 먹을까마는, 그래도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 때문에 상당히 화제가 되었고, 종국에는 '청와대 기밀 유출'이라는 이유로 저자들이 조사를 받는 지경에까지 갔다고 한다.
그렇다면 선교사는 무얼 먹고 살까?
아프리카나 남미의 정글 같은 오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님들은 아무래도 한국에서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이 못 먹어본 기상천외한 신기한 것들을 먹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카작스탄에서 사역할 때, 카작인들의 풍습에 따라 젊은 손님에게 주는 가장 귀한 음식인 양의 귀와, 소의 혀를 먹은 경험이 있다.
그런데 지금 내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음식이 아닌 다른 것에 관한 것이다.
그러니까 선교사는 정말 어떤 것에 힘을 얻고, 영적인 양식을 삼아 사느냐는 것이다.
물론 선교사에 따라 그 대답은 여러 가지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가족이 매일 힘을 얻고 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양식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가정예배'이다. 가정예배가 우리를 선교지에서 살아 나갈 수 있도록 지탱하게 해주는 가장 큰 양식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가정예배가 우리를 살린다.
나도, 아내도 3대째 믿는 집안에서 태어났기에, 가정예배가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결혼하고 4년이 지나도록, 전도사, 목사가 되어 교회사역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각자 경건의 시간을 가지기는 하였어도, 가정예배를 드리지는 못하였다. 그러다가 이곳 선교지에 와서, 올해부터 매일 저녁마다 가정예배를 드리기 시작하였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가정예배라고 해봤자 아내와 나 둘이서 번갈아 가며 인도하는 것이지만, 이 시간을 통해 우린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응답을 체험하였고, 도저히 사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풀리는 것을 경험하였다. 절망과 두려움, 외로움과 염려 때문에 기도할 힘조차 없을 때도 있었지만, 가정예배는 그런 어두웠던 시간의 터널을 빠져 나올 수 있도록 위로와 힘을 주었다.
때로는 의무감으로, 때로는 습관적인 행위로 드릴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빼먹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처음에는 3살짜리 아들 준원이가 방해도 많이 하였지만, 이제는 예배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성경 찬송을 가져 오고, 항상 시작 기도는 준원이 몫이다.
오늘 아내와 함께 이런 얘기를 나누었다.
가정예배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게 바로 선교사인
우리가 섭취해야 할 가장 소중한 양식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