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시프트

1. 인터넷의 문화

인터넷의 기본 철학과 문화는 무엇일까? 인터넷은 기존의 대중매체와 판이하게 다르다. 정보 사용과 정보 소통에 대한 통제권을 누가 갖고 있는가의 문제에 대해 인터넷은 그야말로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몰고 왔다. 기존의 매스미디어 모델에서 사용자는 정보의 사용과 대상에 대해 간접적이고 제한적인 권한만을 갖는다. 기존의 미디어 사용자는 언제, 왜, 누구로부터, 어떤 정보를 얻고, 누구에게 정보를 보내는가에 대한 통제권을 거의 갖고 있지 못하다. 정보전달 내용과 시간 및 전달 의도를 공공복리라는 명분하에 사전, 사후로 검열하는 심의 기관이 존재하는 매스미디어 시대의 사용자는 정보 소비자에 불과할 뿐이다.

인터넷 모델은 이러한 수동적 정보 소비자가 아닌 적극적인 정보 사용자를 만들어 내었다 . 마치 매스미디어 시대의 대자보처럼 사용자는 자신이 전달할 정보의 내용과 전달 시간, 전달 의도, 전달 대상에 대해 전면적인 권한을 갖는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전달받을 정보도 적극적으로 선별한다. 사용자는 대중소비자가 아니라 적극적 개입과 참여로 스스로 미디어의 내용과 형식을 창출하는 창조적 주체이다.

시프트 시대의 문화 · 161

1) 미국주도의 인터넷 문화

컴퓨터의 탄생과 발전이 미국의 역사였다면 인터넷 역시 미국에서 탄생했으며 주도적인 기술개발과 발전을 하고있기 때문에 미국식 문화를 내재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이러한 인터넷의 철학과 문화는 미국의 자유주의적 전통에 입각해 있다. 케이포(Kapor)는 이를 '제 퍼슨 자유주의 Jeffersonian libera- lism'라 부른다.) Jeffersonian Information의 이상은 풀뿌리 민주주의 촉진, 다양한 참가자,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을 보장하는 광대역 개방구조를 갖는 양방향 체제이다. Jeffersonian democracy는 개인주의, 독립성, 다원주의, 다양성, 공동체를 지향한다. 제퍼슨은 시민간의 자유로운 의사 교환을 자연권으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지식에 대한 그의 생각(지식은 인류의 공동 재산이다)은 디지털 시대의 지적 생산물이 갖는 지적 소유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많은 시사를 던져준다. 이러한 주제에 관한 제퍼슨 인용과 주석은 Joe Costello, Excerpts from the Writings of Tomas Jefferson 참조. 곧 엘리트주의에서 평등주의로, 위계적 질서에서 탈 중심화 된 구조로 변화하는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의 이상을 실현하는 마당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터넷의 철학과 문화가 앞으로 추진될 정보고속도로에서 얼마나 잘 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정보고속도로의 건설과 그를 타고 달릴 정보의 내용과 형식에 대해서는 각 집단의 정치적 지향과 입장에 따라 다양한 스팩트럼이 존재한다. 인터넷 철학을 유지해온 자유주의의 전통은 보수 우파의 압력과 좌파의 문제제기 틈바구니에서 힘겨운 처지에 놓일 수 도 있다. 보편 서비스와 공적 부문의 확대를 요구하는 좌파의 원칙론적 입장은 대체로 정보고속도로

발행 : 도서출판 컴퓨터선교회 / 저자 : 이영제 / 책 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