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평화통일추진협의회(한통협·공동의장 김선도·정복량·정석홍 목사) 등 9개 개신교 단체들은 지난 12일 그동안 경쟁적으로 추진해온 북한 지원을 자제하고 단일 창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정부가 북한지원 창구 다변화를 인정할 것과 함께 개신교 차원에서 별도 협의회 구성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결의에는 개신교 안의 개혁과 보수 세력을 대변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포함해 한통협, '97민 족통일성령복음화대성회, 남북나눔운동,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한국선명회, 한국이웃사랑회 등 주요 단체들이 거의 대부분 참여했다. 대한기독교청년회(YMCA) 전국연맹도 뒤늦게 동참 의사를 전해왔다. 특히 경쟁적인 관계에 있던 교회협과 한기총이 지난 5월 복음주의 협의회와 정부와의 대립 때에 이어 다시 같은 보조를 취함으로써 개신교 내부의 입장 통일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개신교쪽은 이러한 내부 정리를 바탕으로 14일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접수시키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개신 교 단체들의 이러한 요구는 이전에도 몇차례 있었으나 이번 결의는 개신교 전체의 의지가 실려 있어 상당한 무게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남북나눔운동본부의 김경민 부장은 “개신교 내 창구 단일화에 대한 공감은 오래 전부터 형성돼 왔다”며 “정부가 적십자사로의 창구 일원화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개신교 독자 창구 개설은 쉽게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례신문 정남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