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그네신 음악학교) 3학년, 허 미의 일기
1998년 9월 5일 토요일
제목 : 오빠들이 이 시간에 왠 일 ????

오늘은 학교 수업이 없는 날이다. 피아노 선생님 집에 가서 피아노 공부를 즐겁게 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할머니만 계셨다. 오빠는 편지 부치러 우체국에 갔을테고, 아빠는 다른 볼 일이 있어서 외출을 하셨나 ??? 할머니는 좀 답답하시겠다. 항상 방 안에만 계시니...... 요즈음은 내가 산책도 같이 안 나가 드렸으니.... 노느라고...... 아님 공부하느라고 ???

오빠의 컴퓨터 자동차 께임을 신나게 한 후, 점심을 먹고, 신디사이즈(전자올갠)로 피아노 공부를(?) 좀 했다. 그런데 피아노 보다 훨씬 재미있고 흥미로왔다.

밤 늦은 시간이 되어, 목욕을 한 후 몸을 닦고 있는데 갑자가 딩동 ~~~하는 벨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세경 오빠의 멋 없는(킥킥~~~)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마나 !!! 나 어떡하지 ? 힘이 없어서 목욕실 문도 잠기지 못했는데..... 갑자기 불쑥 !!! ??? 들어오면 어떡하지 ? 빨리 빨리 대충 몸을 닦고 옷을 입은 다음 밖으로 뛰어 나와서.... 어 ? 오빠 !!!! 안녕 ??? 하고 재빨리 방으로 뛰어 들어 왔다. 그리고 지금 일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 후 ~~~~ 참으로 두근 두근한 순간이었다. 안녕 ~

1998년 9월 4일 금요일
제목 : 맛있는 간식

학교에 갔는데 일찍 도착을 하였다. 친구들이 아직 안 왔지만 한 명이 있었다. 어제는 율랴가 일등으로 왔는데 오늘은 아냐가 일등이네 ?? 참 ! 내가 8시 27분에 학교에 도착을 했는데..... 원래는 내가 일등으로 왔는데, 일등을 양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왜냐하면 혼자 일등으로 와 있으면 심심하고 졸립기 때문이다.

아빠 덕분에 차에서 눈을 좀 붙힌 후 교실에 들어 왔기때문에 기분이 참 좋았다. 쉬는 시간에 엄마께서 싸 주신 간식을 먹었다. 맛 있지만 식은(?) 옥수수는 고소하였고, 작은 복숭아는 딱딱하지만 달콤한 것이 아주 맛이 있었다. 정말 그렇게 행복했던 순간은 없었던 것 같았다. 엄마께 감사드린다.

돈 때문에 서로 다투셔서 말도 않고 지내시는 아빠와 엄마께서 빨리 화해 하셨으면 참 좋겠다. 아빠와 엄마를 위해서 하나님께 기도했다. 안녕, 아 ~~~ ! 졸립다.

1998년 9월 3일 목요일
제목 : 학교 공부

오늘은 그동안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학교공부가 시작된 날이다. 첫 번째 시간은 러시아 어 시간이었다. 이 시간은 재미가 없는시간이다. 두 번째 시간은 산수 시간인데 오늘의 행복한 시간이었다. 컨디션이 좋아서인지 길고 어려운 문제인데도 척척 풀렸다. 어 ~ 어 ~ 왠일이지 ??? 나는 구구단도 잘 못 외우고 또 문제도 잘 못 푸는데..... 선생님이 날 지적하여 시킬까봐 가슴이 두근 두근 ...... 그런데 선생님이 나의 공책을 보시더니, 단 번에 공책을 착 ~ ! 덥으시고는 "잘 했다 ~ !"고 칭찬을 ~~~~~ 기분 캡 ! 이었다 ~~~~.

그런데 산수시간이 거의 끝나 갈 무렵, 바이올린 선생님께 레슨을 갔던 사라가 돌아왔다. 수련회에 가서 넘어져 머리가 둔해졌다나 ??? 그래서 나처럼 구구단 7,8,9단도 모두 까먹어 버렸단다..... 동정심이 생겨서 사라가 푼 산수문제들 중 틀린 것은 다 고쳐주고 답을 알려 주었다. 선생님 몰래 그랬으니까 죄송하긴 하지만...... ????

1998년 9월 2일 수요일
제목 : 재미없는 피아노 연습

아빠께서 새로운 일기장을 주셨다. 표지가 아주 두텁고 좋은 일기장이다. "일기장이 새 것이니까 잃어버리지 말고 계속해서 일기를 잘 쓰거라"하고 말씀하셨다. 나는 일기 쓰는게 참 재미있다. 아빠께 감사드리면서, 더욱 일기를 열심히 써야겠다.

오늘은 피아노 공부가 없는 날이다. 기쁘긴 하지만 어차피 집에서 피아노 연습을 해야 하니깐 기분이 별로다. 처음에는 피아노 공부가 재미있었고 새로운 곡에 대한 호기심도 많았는데..... 계속 똑같은 곡만 치니깐 이제는 치기가 싫어졌다. 새로운 곡을 치기 시작할 때는 "이 곡은 어떤 곡이지 ?" 하고 호기심이 생겨 재미있는데.... 계속 그 곳을 치다보면 그 곡이 지겨워 지고 또 피아노 치기가 싫어진다.

하지만 아빠와 엄마 그리고 주위에 있는 분들 모두가 나에게는 남다른 재능이 있다고 말씀하신다. 하기 싫고 지겨워도 계속 피아노를 열심히 쳐야 한단다. 으 ~ ~ 하기 싫은 피아노 공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