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분에서 BEM text가 말하려고 하는 바가 무엇일까? 그것은 성찬식의 교제를 통한 교회일치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 BEM text의 근본적인 목표이다. 예수님의 살과 피를 기념하고 함께 나누어 먹는 거룩한 교회예식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참여하고 함께 친교할 수 있다면, 세계기독교회의 일치는 보다 빠르게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장로교인,루터교 교인, 천주교인,러시아정교회 교인들 모두가 같이 성찬식에 참여하는 모습,그 자체가 기독교회의 일치의 가장 확실한 표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장로교회에서 행하는 성찬식에 천주교인은 참여하지 않는다. 러시아 정교회 신부들은 장로교 목사들이 성찬식을 행할 때, 연합회 모임에서 슬그머니 빠져나가 버린다. 현재로서는 성찬식의 교제를 통한 교회일치를 이루기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들이 많이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성찬식의 교제를 통한 성도들 간의 일치와 교파들 간의 일치를 추구하는 것 보다 더 실제적인 교회일치 방법이 있을까?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BEM text는 성찬식에 대한 근본적인 일치점과 성찬식 이해와 실행에 있어서 인정할 수 있는 다양성 그리고 앞으로 더 연구되어야 할 부분들을 제시함으로써 앞으로 점차적일 지라도 성찬식의 교제를 통한 세계기독교회들의 일치를 계속 도모해 나가기 위하여 이 문서를 내놓은 것이다. 이제 BEM text의 성찬식에 대한 기술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하자.
1.성찬식의 제정.
얼핏 보기에 성찬식은 하나의 식사이다. 성찬식의 자리는 식사의 자리이다.그러나 보통 식사의 자리가 아니라,거룩한 식사의 자리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예수님과 함께 떡과 포도주를 나누어 먹는 거룩하고 특별한 식사의 자리가 성찬식의 자리이다.
그런데 이 성찬식은 누가 만들었는가?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만드셨다. 언제 만들었는가? 예수님이 잡하시기 전날 밤에 마지막으로 12제자들과 함께 식사하시는 자리에서 이 성찬식을 제정하셨다. 그러니까 자신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 유대인들이 유월절(이스라엘 백성들이 옛날 400여년 동안 애굽에서 종살이 하다가 모세를 통하여 해방된 사건을 기념하는 유대인의 최대 명절)마다 전통적으로 먹던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식사하는 자리에서 만드셨다. 왜 이런 예식을 만드셨을까? 그냥 죽으시지 않고. 그것은 예수님이 자신의 죽음의 의미를 항상 기억해 주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먹는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이것은 너희를 위한 내 살이다,이것은 내 피다 라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떡과 포도주를 볼 때마다 그리스도의 말씀과 그의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기억하게 되며,그 기억은 우리들의 삶이 더욱 그리스도를 위한 거룩한 삶이 되도록 도와준다. 보다 근거있고 상세한 이야기는 성경,고전 11:23-25, 마태26:26-29, 막14:22-25, 눅22:14-20절에 잘 나와있다.
2.성찬식의 의미
BEM text는 성찬식의 의미를 다섯가지로 기술한다. 사실 성찬식의 어디 5가지 뿐이겠는가? 느끼는 각도에 따라서,그리고 강조점에 따라서 수백가지의 의미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의미를 5가지로 기술하였다.
A.성부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로써의 성만찬
왜 성만찬식이 성부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의 자리가 되는가? 성찬식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자리가 아닌가? 그런데 왜 아버지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자리가 된다는 말인가?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시고,우리 죄인된 인간들을 위한 구속의 제물이 되도록 하신 분이 누구신가? 바로 성부 하나님이 아니신가?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새로운 피조물이 되게 하시며,우리를 자기의 양자로 삼기 위하여 자기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시고 그와같은 십자가의 희생적인 죽음을 계획하신 분이 바로 아버지 하나님이시기에 우리는 성찬식을 행하는 자리에서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와 축복을 기억하며 감사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성찬식은 성부 하나님께 감사를 올리는 찬양의 자리가 되는 것이다.
B.그리스도에 대한 기념(혹은 기억)으로서의 성만찬
성만찬은 그리스도가 우리를 위하여 하신 일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자리이다. 성찬식을 행하는 자리에서는 그리스도가 행하신 일들을-성육신,종이 되심,사역,가르침,고난,희생,부활,승천 그리고 성령을 보내심-기억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기억은 단순히 과거에 대한 어떤 회상이 아니라,기대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에 대한 기억(anamnesis)은 그리스도가 하신 일들에 대한 기억인 동시에 그리스도가 하실 일들에 대한 기대이다.왜냐하면 우리 구주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분이신 동시에 부활승천하여 살아계시며 장차 온 우주의 왕이 되실 것이기 때문이다.
C.성령 초대로서의 성만찬
성만찬의 자리가 이루어지도록 주선해 주신 분이 성부 하나님 이시고, 성만찬식을 직접 제정하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시지만, 성찬식의 자리에서 성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도록 만들고,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의 깊은 의미를 느끼도록 만드시는 분은 누구일까? 그분은 성령이다. 성령의 도움과 역사가 없이는 포도주는 한갖 포도주로 느껴질 뿐이다. 떡은 한갖 밀가루 덩이로만 보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가 있다. 성령이 성찬식의 자리에 오실 때 성찬식을 진정으로 성찬식되게 만드신다고. 그래서 성찬식을 할 때,반드시 성령초대(epiklesis) 의 기도를 먼저 올리는 것이다. 즉,성령이여,이 자리에 오셔서 아들을 희생제물로 주신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게 해 주시고, 십자가에 피흘려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느낄 수 있도록 역사하여 주소서! 라는 기도를 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성령은 어떻게 성찬식에 임재하시는가? 그것은 성경말씀과 기도를 통하여 성찬식의 자리에 임재하신다. 그러므로 성찬식을 행할 때는 반드시 성찬식에 해당하는 성경을 낭독하고,설교하고 성찬식에 합당한 기도를 올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D.성도의 교제로서의 성만찬
성찬식은 하나의 공동식사이다. 이 식사자리는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초대한 자들이 참여한다. 즉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고백하고 세례받은 모든 자들을 초대한다. 함께 모여 하나의 떡을 나누어 먹으며,공동의 잔을 나누어 마신다. 요즘에는 미리 칼로 떡을 잘라두기도 하고, 작은 잔을 여러개 준비하여 포도주를 나누어 마시기도 하지만,그 의미에 있어서는 그렇지가 않다. 하옇튼 함께 하나의 떡을 나누어 먹고 공동의 잔을 나누어 마시는 경험을 통하여 형제자매라고 하는 연대감을 가지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가난한 자나 부한 자나 관계없이 하나가 된다. 남녀노소,피부색깔,사회적 신분은 문제가 되지를 않는다.성찬식을 통하여 세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연대감과 일체감을 나누게 된다. 옛날 로마 시대에 노예들은 성찬식에 비로소 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 짐승처럼 취급받는 노예들이 성찬식의 자리에서는 주인과 동등하게 하나님의 자녀로서 취급받고 인정을 받으며 성도의 교제를 나누었다. 이러한 경험이 그들로 하여금 열려한 기독교진리의 증인들이 되게 만들었고, 이후 자진하여 순교하기까지 만들었다고 한다.즉 어느 곳에서도 인간취급을 받지 못하였는데,그리스도는 자기들을 인간대우를 해주었다는 그 감사와 감격이 순교하기까지 만들었다는 것이다.
E.하나님 나라의 식사로서 성만찬
이 구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님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