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진 선교사 기도편지

▷첫번째 기도편지

Dear Friends, Happy new year!! May your new year be filled with God's peace!

오랜만에 띄우는 저의 기도 편지네요. 지난 1년간 하나님은 외국인 노동자 사역을 통해 국내에서 선교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습니다. 매주 토요일 저녁에 가졌던 중국자매들과의 성경공부 시간은 오히려 제가 양육받는 시간이었습니다.

한주전 새벽에 이스라엘에 계시는 선교사님으로부터 전화를 받게되었는데, 예루살렘에서의 중국인 사역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수 많은 중국인 노동자들이 유대인의 인종차별하에 곤고한 심령으로 복음에 목말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나라 사정으로 인해 많이 망설였지만 결국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임을 확신하고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98년 1월 7일부터 29일까지 3주동안 예루살렘에서의 중국인 사역을 위해 이스라엘로 가게 되었습니다.

예루살렘을 위하여 평안을 구하라

예루살렘을 사랑하는 자는 형통하리로다 시 112:6

예수님이 다니시던 이스라엘에서 중국인들에게 베들레헴에서 나신 예수그리스도가 구주되심을 중국말로 힘차게 증거할 수 있도록 동역자님의 간절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하나님의 일은, 그분께 기도함이 없이 사람의 열심으로 결코 이룰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기도로 동역하신 동역자님께 이후에 천국에서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라는 주님의 칭찬과 상급이 있을 것을 믿습니다.

기도제목

예루살렘은 유대인 지역, 그리스도인 지역(대다수의 외국인과 소수의 개종한 유대인으로 구성), 아랍인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서로 극심한 갈등속에 있습니다. 특히 유대인과 아랍인은 철천지 원수지간입니다. 유대인(유대교), 아랍인(이슬람교)에게 복음이 들어가고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화해가 그들 가운데 있도록, 그리고 핍박받는 크리스챤 유대인들이 견고히 서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나라에 와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이슬람교도(모슬렘)들인데, 이를 위하여 현지에서 모슬렘들의 삶을 정탐하고 복음을 전할 기회를 얻도록 기도해 주세요

중국인들에게 간증하고 전도할 때 하나님이 놀랍게 기름부어 주셔서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이 능력으로 그들의 심령속에 역사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그러기 위해 저의 몸과 마음이 하나님이 쓰실 수 있는 깨끗한 그릇이 될 수 있게 말씀과 기도로 날마다 반짝 반짝 닦여지도록 기도해 주세요.

지난 96년 여름 실크로드 기도행군의 종착지로 이스라엘에 갔었는데 그 지역의 몇몇 과일에 지독한 알레르기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영적 공격도 심한 곳인데,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선교사님댁에 머물게 됩니다. 선교사님 가정과 좋은 교제 나누고 함께 중국인 사역하는 분들과 아름다운 협력이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이번 기간이 시야를 넓히고 세계비젼에 더욱 불을 당기는 시간이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1998년 1월 4일 박의진 드림

▷두번째 기도편지

샬롬-! 여러분의 기도와 격려로, 3주 동안의 이스라엘 단기선교여행을 은혜속에서 건강히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 드리며 동역자 여러분께 감사와 사랑과 평안을 전합니다.

제가 머물렀던 선교사님 댁은 예루살렘 근교에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 사역하시다가 안식년으로 이스라엘에 오게되어 오히려 중국인 사역에 안식년을 드린 홍콩부부가 선교사님댁 아래층에 있는 빈방 2개를 보기위해 잠시 들르게 되었습니다. 선교사님은 이분들을 통해 중국인 사역에 연결되셨고, 한국에 있는 저에게 이 사역을 위해 오라고 연락을 해 주신 것입니다. 저는 3주 동안 그 땅에서 너무도 큰 필요를 보고 돌아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보여주시려고 이번에 잠깐 저를 그곳으로 보내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1992년 중국과 이스라엘간에 국교가 수립된 이후로 두 나라는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고, 중국정부는 매달 수많은 중국인 노동자들을 이스라엘로 보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건축현장에서 잡부일을 2년동안 하게 됩니다. 이스라엘에 오는 사람들 중에는 국가 장학금으로 이스라엘의 유명한 대학에서 공부하는 지식인들도 있는데, 여자 중국인들은 대부분 이런 유학생이나 유학생의 부인들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이처럼 각계 각층의 또 중국 각 지방에서 온 중국인들을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저녁이면 홍콩 사역자 부부와 선교사님과 함께 차를 몰고 중국인들이 일하는 건축현장들을 찾아 다녔습니다. 오후 5 6시면 하루의 노동이 끝나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름대로 쉬고 있는 중국인 노동자들을 방문하는 것입니다. 겨울이면 만만치 않은 추위에 문을 꼭꼭 닫아 놓은 채로, 담배연기가 자욱한 방안에서 내복바지 차림의 중국인 형제들 앞에서 중국어로 간증하고 찬양하며, 복음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저는 한국어 설교나 영어설교를 중국어로 통역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개인적으로 기도받거나 상담을 원하는 이들과 시간을 함께 하였습니다. 임금체불에 관한 문제,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염려, 건강문제등으로 기도를 부탁하는 형제들이 많았습니다.

예루살렘 밖의 지역에는 일주일에 한번씩 방문하여 성경공부를 가르치곤합니다. 쉽지 않은 적이 많았지만 여러분들의 기도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녁마다의 방문, 성경공부를 통해 두달여 만에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고 세례받기로 결신한 분들이 21명이나 되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이 중국안에서 한번도 복음 을 들어복 적이 없는 미전도 종족(Unreached People)입니다. 홍콩 사역자 부부와 함께 제가 처음 베샤메쉬(Beshamesh) 지역을 방문했을 때, 건축현장까지 저희를 인도해 준 한 유대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유대인(Messianic Jew)이었기에 국가로부터 신분증 조차 받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배척당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핍박과 위험속에서 살아가는 그였지만 하나님은 그에게 주위에서 늘 보게되는 중국인들의 영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지난 2년반동안 건축현장의 수없이 많은 중국인 형제들에게 그들의 언어인 중국어로 복음을 전할 자를 보내 달라고 매일같이 간절히 기도해 왔다고 했습니다. 결국 성지순례, 안식년등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홍콩, 대만계 목사님들과 조금씩 연결되기 시작했고, 그분들이 단기적으로 말씀을 가르치시고 돌아가는 형태로 사역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어느 한 건축현장에서는 '예수전'이라는 비디오 테이프가 호응이 너무 좋아서 그 테이프를 그곳 에 주고 왔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곳 막사에서 중국인 형제들은 그 테이프를 매주 세 번씩 틀어서 일년동안 보아왔다고 했습니다. 복음을 듣고자 하는 사람은 너무나 많은데 가르칠 사람은 부족해서 이쪽 건축현장 막사에서 예수전 비디오를 틀어주면 사역자는 그 사이 부지런히 차를 몰아 다른 막사로 가서 말씀을 가르치고, 영화가 끝나갈 무렵이면 다시 돌아와 말씀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하룻밤에 2 3군데 막사를 뛰어 다니며 사역하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비디오 테이프, 비디오, 신앙소책자, 성경 등 필요한 자료들이 무척이나 부족해 보였습니다. 저는 베샤메쉬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홍콩 사모님과 함께 성경공부를 인도했었는데 그들의 눈빛은 세시간여의 상경공부 시간동안 줄곧 초롱초롱 빛났습니다. 조금은 지저분한 막사이지만 저마다 졸지 않으려고 찻잔에 진한 차를 가득 담아와서 질문도 열심히 하며 말씀을 경청했습니다. 끝날무렵이면 저녁으로 먹는 만두를 쪄서 한아름 싸주며 멀리까지 나와서 전송해주곤 했습니다. 그들에게서 말씀에 대한 깊은 사모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속에서 중국인 형제들을 위해 헌신한 나이가 지긋한 유대인 형제님의 눈빛은 저의 기억속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예수님의 눈빛이 그랬을 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1월18일 토요일 오전 예루살렘안에 유일하게 있는 중국인 교회에서는 21명의 세례식이 있었습니다. 이 교회는 97년 5월경에 생긴 것인데 예수를 구주로 믿는 유대인의 회당(Messianic Jew's Synagogue)을 빌려서 운영되어 오고 있었습니다. 토요일 저녁마다 있는 예배에 어떤 중국인 지체들은 2시간 이상을 걸어서 오기도 합니다. 하루 임금이 비싼 차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세례받는 21명의 형제, 자매들 은 먼저 자신이 어떻게 그리스도인이 되었는지 간증을 나누고 한사람씩 세례(침례)를 받았습니다. 물속에서 나오면서 기쁨에 못이겨 '하리루야(할렐루야)!' '간씨에주(주님 감사합니다)!'를 두손 들고 외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기쁨과 감사가 가득한 세례식이었습니다. 세례식을 마친 후 다같이 점심식사를 마치고 예수님이 수난당한 길(비아 돌로로사)을 중국인교회 성도들과 함께 대만 목사님의 해박한 설명을 들으며 걷게 되었습니다. 기독교에 대한 기본지식이 전혀 없는 지체들이 대부분이어서 수많은 질문과 답변속에 진지한 태도로 성지를 순례하였습니다. 짧은 3주 동안 제게 허락하신 것들이 너무 크다는 생각을 하면서 저 역시 안내하시는 목사님의 대만식 중국어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번에 세례를 받지 못한 중국인들은 다음번에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고싶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떤이들은 자신은 이미 예수님을 믿지만 그동한 무신론으로 살아온 시간이 너무 길고 성경에 대해 너무나 몰라서 체계적으로 성경을 배우고 세례를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들이 일하러 와서 이스라엘에 머물게 되는 2년이라는 시간은 말씀 양육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시간입니다.

그들 중에는 중국에서 이미 믿고 온 분들도 있는데 지도자 훈련을 받고 싶어 했습니다. 주위의 친구들이 자기에게 자꾸만 물어오는데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공산주의인 중국에서는 외국인이 선교하는 것이 철저히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신학교육과 제자훈련이 절실히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가르치고 있는 것이 공안(경찰)에게 발각되면 현지 성도들은 감옥에 갇히고 선교사는 중국으로부터 추방됩니다. 가족과 고향을 떠나와 유대인의 냉대와 부당한 대우속에서 마음이 가난하여진 이들은 예수님의 사랑에 곧 마음문을 엽니다. 자신의 건강과 그리운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어려운 상황속에서 주님을 의지하기 원합니다. 그리고 이제 새생명을 찾았다고 기쁨의 고백을 합니다. 한 중국인 형제는 저에게 자신은 중국에서 공산당 간부인데 이 곳(예루살렘)에서 공산주의와 무신론을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전도는 그리스도인이 꼭 해야하는 것이라고 배웠지만 중국으로 돌아가 공산당 동료들에게 전도할 생각을 하면 두려움이 앞선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분께 틀림없이 하나님은 형제님께 순간마다 지혜를 주시고 보호해 주시며, 형제님을 통해 흘러나오는 특별한 그리스도의 향기로 복음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족부터 전도하면 어떻겠냐고 하니까, 그건 문제 없다며 밝아진 표정으로 저의 말을 믿어 보겠다고 했습니다.

성경이 멀리 떨어져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이 예루살렘이고, 또 베들레헴이고, 주위에 보는 사람들이 유대인들이고, 쓰는 말이 히브리어이고, 명절로 유월절을 보내고, 쓰는 돈은 세겔인 등등 완전히 성경속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겐 성경공부가 무척 흥미진진합니다. 그야말로 입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중국인 형제는 저에게 이제 막 성경을 마태복음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그 뒤 이야기가 아마도 예수를 유대인이 죽이게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맞다고 하니까 그것 보라며 의기양양해 했습니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예수를 믿는 유대인들 중에 유력한 인물이 있으면 쥐도새도 모르게 죽여버립니다. 유대인이 십자가를 얼마나 증오하는지는 도처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산수 교과서에서 '+'기호는 '⊥'라고 십자가 모양을 피해서 되어있고 '4'자도 '니'의 모양을 씁니다. 적십자도 빨간색 다윗의 별로 표시하고 십자로(사거리)도 없습니다.

한번은 유대인들이 많이 있는 장소에서 한동대 학생들이 찬양을 불렀는데 그 찬양하던 모습을 옆에서 보던 유대인들이 자신들은 찬양을 잃어버렸다고 했답니다. 유대인들은 실제 나이보다 늙어 보입니다. 아마도 곁에 사는 아랍인들과 서로 죽이려는 테러와 전쟁의 위험속에 평생을 살아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학교를 비롯하여 쇼핑센터 등 어느 건물에든지 들어갈 때면 반드시 가방속을 열어 보아 폭탄이 없음을 확인 받아야 합니다. 안식일(토요일)전 금요일 날부터 유대인들이 안식일을 준비하려고 바글바글 시장에 모이는 시간은 아랍인들이 테러를 일으키는 단골시간입니다. 미운 유대인들을 조금이라도 더 죽이려는 것입니다. 유대인들 역시 아랍인들이 사는 곳에 폭탄을 터뜨려 그들의 저력을 과시합니다. 예루살렘을 위하여 평안을 구하라는 말씀의 의미가 참으로 실감나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아랍인 중에 복음을 받아들이고 신약성경책을 들고 유대인들에게 전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기쁨에 넘쳐 복음을 전하는 그들을 보고 유대인들은 시기하게 될 것입니다. 새 생명을 얻은 기쁨에 넘치는 중국인들을 보고도 그들은 시기하게 될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말도 못하게 강퍅한 심령으로 예수를 부인하지만 (요즈음 이스라엘에서는 한 늙은 랍비를 가리켜 메시야가 나타났다고 곳곳에서 선전하고, 전도활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하나님은 이방인들을 향한 선교의 문을 열어 놓으셨고 그들을 통해 유대인들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지금 이스라엘에서는 70여국에서 온 이방인 들이 거주하고 있고 그 중에 8만여명의 루마니아 노동자들과, 예루살렘에만도 2만여명의 중국인 노동자들이 건축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3주 동안 하나님의 크신 계획하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청년부에서 해온 외국인 노동자 사역, 토요일마다 중국인 자매들과 가졌던 성경공부를 통해서 하나님은 세심한 손길로 저를 준비시켜 주셨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제 다시 예루살렘으로 갈 것입니다. 희어져 추수하게된 밭으로 추수할 일꾼이 되어 가기 원합니다. 저는 자격이 없지만 여러분이 함께 추수할 주인에게 청하여 주시지 않겠습니까? 더 많은 일꾼들 이 그 땅으로 갈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곳에서의 추수를 위해....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마태복음 28장 19 20절)

1998년 2월 22일 박의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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