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융은 여자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이 친구는 남자측도 마이융을 한다고 하였다.

신랑은 역시 남자이므로 적당한 옷차림을 하고 왔다 갔다 자기 할일을 하고 있었다. 신부의 경우 바깥에 나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집 마당에 스피커를 내 놓고 흥겨운 노래를 크게 틀어 놓았다. 손님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면서 서로 잡담을 나누다가 예정된 시간보다 1-2시간 지나자 신랑이 결혼식때 입게 될 옷, 장신구 등을 바깥에 진열하고 자랑하듯 보여준다. 여기에 진열된 선물들은 모두 신랑이 결혼식에 입을 것들로 옷, 옷감, 구두, 모자, 팔찌("가나"라고 부르는 남자용, 일반적이 여성들의 팔찌와는 아주 다르다)등을 진열하였다.

이 선물들은 먼저 시집간 여동생이 준비해 온 것이라고 한다. 손님들은 그 선물들을 보면서 칭찬을 하였다. 가운데 팔을 내밀고 있는 여자가 먼저 시집간 여동생이다.

신랑이 한참 후에 집안에서 바깥으로 나온다. 친척과 동생들이 좌우에서 천을 들어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모양으로 하여 손님들 앞으로 나온다. 가운데 흰옷을 입고 있는 남자가 신랑. 이날은 별로 화려한 옷을 입지 않았고 면도도 하지 않았다. 비디오 카메라 기사도 와서 함께 촬영을 하였다.

좌측과 우측은 시집가지 않은 여동생들. 왼쪽 뒤에 옆을 보고 서있는 남자는 남동생이고 그 옆 여자는 신랑의 사촌 형님의 부인이다. 화장을 했을 때 모습을 보면 데미무어를 닮았다(? 믿거나 말거나).

그리고는 처음 본 것 중에 하나인 "발판에 올라서기[사진보기]"가 연출되었다. 가로-세로 크기가 두뼘-한뼘 정도 되고 높이는 반뼘정도 되는 발판 같은 것에 신랑이 올라 서서 잠깐 서 있다가 쭈그리고 앉았다. 쭈그리고 앉은 상태에서 계속 사람들은 천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었다(사실 밤에 진행되는 순서이므로 천으로 햇볕의 그늘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나 꼭 그런 모양으로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는 손님들 몇이 차례 차례 머리에 기름을 발라 주고 돈을 준다. 돈은 머리를 한바퀴 혹은 두바퀴 빙 둘러서 버리는 시늉을 하고 준다. 이런 절차의 유래는 귀신에게 돈을 먹고 떨어지라는 의미라고 하는데 기독교인들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영적인 의미에 대해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거나 그들의 삶속에 너무 깊숙히 들어와 있어서 별로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여 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어쨋든 아직까지도 신랑은 발판 위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 [사진보기:돈을 주는 모습]

왼쪽에 검은 옷을 입고 있는 남자 아이가 신랑의 막내동생이다. 여동생은 뒤에서 기름 그릇을 들고 있으면서 손님들이 주는 돈을 받아 챙기는 역할을 하였다.

각 절차가 진행되는 와중에 남자 친구들이나 친척들이 신나게 춤을 추기도 하였다.

한참을 그렇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돈을 주고 한 다음에 신랑은 그 발판에서 내려온다. 이들에게 쌀로 만든 뻥튀기 같은 것을 나눠 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한가지 더 신기한 것을 보았는데... 이 것의 의미를 물어 보아도 그냥 그렇게 한다고만 말할 뿐 유래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없었다. (혹시 아는 사람은 메일을 주시길 부탁드린다)

즉 신랑의 형수나 아주머니 되는 여자들이 신랑이 앉아 있던 발판을 가운데 두고 빙글빙글 돌면서 발판을 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를 여러 차례, 사람을 바꾸어 그렇게 몇 번을 하였다. 그러나 신랑의 여동생들은 발판넘기를 하지 않았다.

[ 이전이야기:개요2 | 다음이야기:멘디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