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디(Mehndi)는 전술하였듯이 신부측이나 신랑측이 따로 하기도 하고 함께 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모두 따로 하였으나 근래에 와서 조금 변형되기도 하여서 서로 의논하여 함께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친구의 경우 신부쪽에는 다른 행사가 있어서 신부의 멘디는 없었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멘디는 신부측의 손님들(신부측의 멘디라면 신랑측의 손님들)이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이 손님들은 대개 초대장에 표시된 시간보다 1-2시간 늦게 나타난다. 멀리서 차를 타고 오면 목적지에 가까이 와서 내린 후 은박접시 같은 것에 멘디 반죽을 올려 놓고 그 위에 양초를 꽂아 세운다. 그리고 양초에 불을 밝힌 후 노래를 부르며 걸어 들어 오기 시작한다.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은 바깥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와 노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아 손님이 왔구나 하는 것을 알아 차린다.

오른쪽의 사진은 신랑의 집 골목 어귀까지 와서 촛불을 켜고 노래를 부르며 걸어오는 모습이다. 이들이 가까이 오면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환영하는 의미로 꽃잎을 뿌려 준다[사진보기:장미 잎 뿌리기 ]. 꽃잎을 뿌려 주는 일은 대개 붉은 장미 잎으로 신랑이나 신부의 친척 혹은 친구 중에 젊은 여성들이 담당한다.

가져 온 멘디양초[사진보기]를 앞쪽에다 가지런히 내려 놓고 신부측의 여성들이 그 주변에 앉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사진보기:노래부르는 여성들]. 신랑측의 여성들도 함께 부르며 춤을 추기도 한다[사진보기:춤추는 여성들].

여기서 다른 멘디에서 보지 못했던 것이 한가지 있었는데 그것은 신랑의 아버지, 아저씨도 춤을 추었다는 것이다. 왼쪽에 흰옷을 입은 사람이 신랑의 아버지, 가운데 손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신랑의 아저씨.

이 멘디에는 신부가 오지 않아서 신랑만 입장을 하였다. 마이융때도 그러했듯이 집앞 골목에 예식장을 마련했기때문에 방안에서 바깥으로 나오는 것이 입장이었다. 여자들이 천을 들어 신랑의 머리 위를 가려주고 입장하였다. 신랑의 입장에 앞서 신랑의 남자 친구나 남동생들은 열심히 춤을 춘다. 신랑은 앞 쪽에 준비된 의자에 앉는다[사진보기:의자에 앉기 전 환하게 웃는 신랑]. 이 친구는 골목을 막아서 천을 치고 벽쪽에 의자를 마련하였다. 번듯한 예식장이 아닌 길가에서 하는 것을 빼고는 부자들이 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사진보기].

이 때에도 똑 같이 신랑에게 돈을 줄 때는 돈을 쥔 손으로 머리를 한두바퀴 돌린 후에 준다. 그리고 신랑 옆에 한과와 멘디가 놓여 잇는 접시를 들고 앉아 있는 사람으로 부터 한과(미타이, 단 음식)를 조금 떼어 내어 먹여 주거나 혹은 멘디를 손바닥에 올려 준다[사진보기: 한과 먹여주기, 멘디 올려주기]. 돈을 주는 사람의 수나 시간이 마이융때보다 훨씬 길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시간 동안 내내 노래와 춤이 이어지고 폭죽을 많이 터뜨린다. 본인의 기억에 어렸을 때 폭죽, 화약을 가지고 많이 놀았으나 요새는 그런 것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이 한국에는 거의 없다고 생각되는데 여기는 아직도 폭죽을 너무 많이 터뜨려서 사람을 너무 놀라게 한다. 이런 결혼식 뿐만 아니라 독립기념일 등의 국경일에도 많이 사용한다. 부유한 사람들의 결혼식에서는 폭죽을 사용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여기서 또 이전에 못보던 것이 등장하였는데 이는 신랑의 손목에 팔찌를 채워 주는 것이었다. 신랑의 오른 팔에 구슬로 엮어 만들고 장식용 꽃이 달려 있는 팔찌를 채워 주었다. 정확히 누가 채워주었는 지는 보지 못하였으나 사람들이 보면서 아름답다고 칭찬을 하였다.

이 팔찌를 "가나"라고 불렀는데 "노래"를 의미하는 "가나"와는 다른 것이라고 한다. 이 팔찌는 나중에 신부가 풀어 주는 것이라고 한다.

파키스탄에서는 머리에 노란 물을 들인 노인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한국에서는 젊은 이들이 노란 물을 들이지만...), 이 물을 들이는 원료도 멘디이다. 일부는 과산화수소수로 탈색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중고등학교때 해본 사람은 알 것...-_-), 노인들이 하는 것은 흰 머리에 하는 것이므로 멘디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왼쪽에 있는 신랑의 친척 아저씨는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눈에는 마스카라도 하였다.

수시간이 지난 후 한 밤 중이 되어서야 음식을 먹을 수 있었는데 필라오(쁠라오, 플라우:쇠고기나 닭고기들을 굵게 썰어 놓고 갈색이 나도록 찐 쌀밥의 일종)와 달마쉬(노란색의 녹두 같은 것을 기름에 볶고 약간 양념을 하여 물기 있게 요리한 것)로 간단한 메뉴로 손님 대접을 하였다.

이들의 친척들, 손님들은 멀리는 카라치에서도 오고 1-2시간 혹은 3-4시간 걸리는 거리에서도 왔다. 이들은 자기 자가용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서 행사가 밤 늦게 끝나면 신랑의 집이나 가까운 친척 혹은 이웃집에서 결혼식을 하는 며칠 동안 함께 묵는다고 한다.

[ 이전이야기:마이융2 | 다음이야기:바라앗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