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의 자녀교육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22;6)

오늘 한국교회는 선교 제2세기를 바라보면서 양적인 성장과 함께 질적인 성숙을 위하여 여러가지 방향들을 모색하가도 또 시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교회로 하여금 본질적으로 교회되게 하는 그 선교적사명'에 다각적인 연구와 방향들을 모색하고 시도하고 있다. 20세기의 마지막 10년을 앞에 두고 있는 역사의 대전환기에 서서 볼 때 다가오는 새 세기에 대한 불안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배태하고 있는 오늘의 한국교회는 민족복음화를 넘어 '세계선교'라는 주님의 지상과제 앞에 서 있다(마28:18-20).

지난 19세기를 선교의 위대한세기(The Great Century) 로 장식했던 서구교회들의 그 선교적 열정과 기독교의 중심 위치로 부상하면서 한국교회의 그 세게적선교 사명과 역할이 안.밖으로 매우 고조되고 있다. 본인은 1984년 한국개신교 선교 100주년이 되던 해에 아프리카 선교사로 부름을 받아 현재까지 동부 아프리카 케냐를 중심으로 현지목회자 양성(신학교육)과 지도자 재교육사역에 헌신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아프리카 선교현장에서 배우고, 경험한 여러가지 자료들 가운데 특히 '선교사의 자녀교육'주제에 대한 견해를 다음과같이 피력하고자 한다. 우리가 한국을 떠날 때 국민학교 5학년(11세)과 3학년 (8세)이었던 제 딸과 아들이 선교현장에서 각각 중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딸은 금년 8월에 대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하고 있다.

I. 선교사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자녀교육

제3세계 선교현장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에게 무엇이 가장 어렵고 주요한 관심사일까? 첫째는 새로운 이질적 문화권에서 하나님 말씀을 효율적으로 증거하는 것이고 둘째는 가족들의 생활,특히 자녀교육문제이다. 한국선교사들이 국경과 문화, 인종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복음을 전하고자 할때(Cross-Cultural Evangelism)선교사 자신이 받는 문화적 충격도 크지만 그자녀들(일반적으로 MK라고 부르는데 Missionary Kids의 준말임)이 받는 시련과 문화적응에 느끼는 충격과 애로는 말로 다 할 수 없다. 대체로 한국민족은 단일문화, 언어,인종,역사,환경 속에서 수천년 동안 살아온 단순한 생활을 경험해 왔기 때문에 복합적인 제2/3세계로 들어가게 될 때 받은 문화적 충격은 다른 서구선교사들 보다 몇배 이상 큰 것이다.

선교지에 처음 상륙하여 처음1-2년동안 선교사들은 언어훈련,장기체류비자.선교사역지 기초조사.주책,선교차량,현지선교 동역자 선택및 훈련, 본국에 있는 파송단체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선교비 송금 채널 개설(은행구좌)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잡다한 선교활동 준비작업 때문에 가족이나 자녀들을 돌볼 겨를이 없이 분주하다. 마치 적진에 상륙한 상륙부대가 적군의 쏟아지는 포화속에서 생명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하여 필사적인 진지구축작업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 기간 동안 Mk(선교사자녀)를 어떻게 교육시키고 또 어떤 학교에 보내서 이 새로운 이질문화권 속에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망망한 상태인 것이다. 더우기 선교현장에 오기 전에 선교지에 있는 적절한 국민학교나 중.고등학교에 대한 정보와 입학예약이 없었다면 더욱더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어떤 선교사들은 자녀들을 한국에 남겨둔 채 선교지로 떠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은 반드시 한국선교사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1790년대에 세계선교의 현대적 모델을 제시하고 실행했던 윌리암 케리(William Carey)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인도에서 선교하는 전사역기간동안 자신의 자녀들을 선교현지에서 교육시킬 수 없어 결국 본국에 남겨둔채 오랫동안 떨어져 살 수 밖에 없었다.

현대 아프리카 선교의 아버지 데이빗 리빙스턴(David Livingston)선교사는 무려 16년 동안 전혀 그의 가족들, 특히 자녀를 만날 수 없었던 적이 있었다. 캠브리지대학에서 행한 다음과 같은 그의 강연에서 우리는 선교사로서의 자녀교육의 고충이 얼마나 컷는가를 읽을 수 있다. "사랑하는 여러분! 제가 만 16년만에 그렇게도 보고 싶어했던 제 딸을, 벗꽃이 만발하듯 갓 피어나는 제 딸의 그 장성한 연분홍 뺨을 바라보았을 때의 그 기쁨과 흥분을 상상하실 수 있겠습니까?(Stephen Neill.A history of christian mission.p.315)" 중국내지선교의 창설자 허드슨 테일러(Hudson Taylor)는 다음과 같이 거듭 강조하고 있다. "선교사자녀들은 반드시 그 부모가 사역하고 있는 선교현장에서 교육받아야 하며, 이를 위하여 적절한 교육기관들이 설치되어야 하고 또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나 단체는 선교사자녀교육을 위하여 적절한 재정적 후원과 교사들을 함께 파송해야 한다(E.E.Danielson,Missionary Kid-MK,1982,p.29). "허드슨 테일러는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1881년 중국내지에 있는 재포 (Chefoo School)에 선교사자녀를 위한 학교를 개설했는데 이것이 현대선교사상 선교현장에 세워진 최초의 선교사자녀교육기관이다.

그후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교외에 Faith Academy가 설립되어 현재 500여명의 MK들이 공부하고 있고,아프리카 대륙에는 1904년 아프리카내지 선교회 (Africa Inland Mission)가 수도 나이로비교외에 Rift Valley Academy를 설립하여 현재 500명 학생과 100명의 교직원들이 교직원들이 이 지역 MK들을 교육하고 있다.또 남미지역에는 에콰돌 쿠이토에 다시 MK를 위한 종합교육기관이 세워져 잘 운영되고 있다.

1989년 11월 26일-12월1일까지 케냐 나이로비에서 모인 "선교사자녀를 위한 세계대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Missionary Kids)의 보고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15000명 정도의 선교사자녀들이 등록되어 있고,이들은 거의 부모들과 함께 선교현장에 있는 현지학교나,외국인학교 혹은 Mk를 위한 특별학교에서 교육받고 있다고 한다. 더우기 이 대회는 선교사자녀들의 안정된 교육과 정착없이는 특히 제2/3세계에서의 장기적인 선교사역(Long Term Missionary Work)이 불가능함을 강조하고 있으며, 또 우수한 선교사들이 선교사 자녀들 가운데서 많이 배출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사실 선교사역의 가장 우선적인 일 중의 하나는 그 자녀들을 정상적으로,그리고 신앙인으로서 성숙하고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다. 만약 필요하다면 그 자녀들을 위하여 잠시 선교사역을 쉴수도 있다. "누구든지 자기 친족,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하니라."(딤전5:8)

II.선교사자녀(MK) 교육/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 딸이 졸업한 아프리카 케냐에 있는 Rift Valley Academy 기숙사학교의 500여명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통계조사에 의하면 MK의 35%이상이 장차 선교사가 될 꿈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학교는 유치원 과정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다양한 년령의 MK들이 공부하고 있는데 전아프리카 지역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자녀들이 모여 공부하는 곳이다. 이 학교는 이미 근년에 와서 졸업생 중 125명 이상이 이미 장기적인 전문선교 사역을 감당하고 있으며, 미국교회 해외선교부가 주목하고 있는 선교의 인적자원을 배출하고 있는 좋은 MK학교이다. 따라서 MK교육의 중요성은 단순히 그 자녀들을 잘 교육시킨다는 요청에 끝나지 않고 21세기를 위한 더 우수하고 유능한 선교의 인적자원들을 양성하고, 수급한다는 더 큰 의미도 갖는다. MK들은 이미 그 부모를 따라서 다양한 문화권을 경험하고 있으며, 또 선교현장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일해야 하는가를 몸으로 체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교현장에 와보면 유럽이나 미국선교사들 가운데는 3-4대에 걸쳐 계속 동일한 선교현장에서 같은 선교사역을 계속하고 있는 선교사가족들 (Miss- ionary Family)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참으로 존경스럽기 그지 없다. 선교사가정에서 결국 헌신적인 선교사가 배출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므로 MK교육에 대한 교육적 투자는 결국 다음세대 선교사를 훈련하고 양성하는 첩경이라고 할 수 있다.

선교현장이 점차 세분화 하면서 선교사역도 더욱 전문화됨에 따라 선교사훈련 기간도 길어지고,또 그만큼 선교사의 평균년령도 높아지고 있다. 금세기 초만해도 대학을 나온 20대 초반의 미혼,혹은 젊은 부부들이 갓난애기를 데리고 선교현장으로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때는 주로 유치원이나,학년전 아동교육 기관들이 많았다. 그러나 근년에 와서 점차 선교사의 년령이 높아지고 더욱 전문적인 석사과정 학위와 기술들을 훈련 받고 나와야 하기 때문에 남미의 경우 선교사 평균년령이 30세,아시아는 29세,그리고 아프리카는 더욱 높은 것으로 통계되고 있다. 그러므로 MK 교육방법은 년령별로 더욱 다양해지고 있으나, 대체로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겠다.
(가) 학년전 교육:유치원 교육 포함
(나) 가정에서 통신교육으로 하는 방법
(다) 현지인 학교에 보내는 방법
(라) 현지에 있는 외국인 학교(International School)에 보내는 방법
(마) 현지에 있는 선교사자녀를 위한 학교에 보내는 방법:기숙사학교포함
(바) 고국에 있는 학교에 남겨 두는 방법

(가) 학년전교육 - 유치원교육이나 학년전교육은 대체로 가정에서 그냥 놀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유치원교육의 경우 집 가까이에 있는 외국인 유치원이나 혹은 현지인 유치원에 보낼 수 있다. 외국인 유치원인 경우 쉽게 영어나 공용외국어를 배울 수 있고, 현지인 유치원에 보내면 현지인어와 친구들을 동시에 사귀게 되고 또 부모들 보다 더 빨리 현장문화에 적응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경우 그 지역공용언어(영어,스페인어,불어등),특히 영어의 장벽 때문에 이를 속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지에 있는 공용언어 유치원에 보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 가정에서 통신교육으로 공부시키는 방법
학교가 없는 깊은 오지에서의 일하는 외국선교사들은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가정에서 통신으로 부모가 선생이 되어 일정한 교과과정을 마치게 되면 속성선교사 자녀교육 수료증(Missionary Accelerated Christian Educat- ion:MACA)를 받게 도는데 이 경우 상급학교 진학이 인정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MK가 부모와 함께 거주한다는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습효과와 그 수준이 낮기 때문에 계속 교육에 문제가 된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이 교과과정을 이수한 MK중에 80% 정도가 평균 이하의 낮은 학습수준을 보여주고 있고,많은 경우에 같은 학년과정을 거듭 반복해야 된다. 따라서 부모들이 전문적인 교육경험과 인내 없이는 이 학습과정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우기 한국선교사의 경우 반드시 기존적인 학교교육 기관에서 공부하지 않으면 본국 문교기관이 그 학습과정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가정에서의 자녀교육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오지 선교사역이 어렵고 또 지원자도 적은 것이다.

(다) 현지인학교에 보내는 방법
처음 선교지에 오는 선교사들은 MK를 위한 알맞는 학교를 찾기 어렵고, 또경제적인 형편을 고려하여 값싸고 쉽게 입학할 수 있는 현지인 학교에 자녀를 보내게 된다. 또다른 이유는 MK를 값비싼 외국인 학교에 보내는 것을 사치스럽고, 부끄럽게 생각하며, 후원회에 대하여 별도의 자녀교육비를 요청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떤 선교사들은 선교지에 뼈를 묻을 각오를 하고 왔으니 자기 자녀들도 현지 원주민 수준의 학교에서 교육받는 것이 자연스럽고, 신앙적이라고 결정하기도 한다. 사실 어떤 점에서는 이러한 견해가 아주 정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선교사자녀들은 아직은 선교사가 아니다. 한국교육 환경이나 수준과 전혀 다른 현지인 학교에 MK가 입학하게 될 때 자칫하면 이중적인 열등감에 사로잡혀 자기발전과 성장의 기회를 놓치게 될 수도 있다. 현지인 학교 입학이 여러가지 장점을 가질 수도 있으나 부모들은 현지교육 수준과 환경, 그리고 장차 상급학교의 진학진로를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라) 현지에 있는 외국인학교(Intermational Schools)에 보내는 방법
대부분의 한국선교사는 이 방법을 따르고 있다. 외국인학교는 대체로 그 나라의 수도나 큰 도시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자연히 선교사역도 오지를 피하여 큰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식 교과 내용을 따르는 외국인 학교들이 제2/3세계 수도에 고루게 분포되어 있다.이들 학교에는 대체로 외교관 자녀들, 유엔기관이나 국제적 기관의 직원들과 상사주재원,사업가들,그리고 원주민 고위층의 자녀들이 다니고 있다. 이들 학교는 비교적 깨끗하고 잘 정돈된 수준 높은 교육기관이다. 그러나 Mk들이 여기에 입학할 경우 엄청나게 비싼 학비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당하게 되고, 미국식교육 환경으로 지극히 세속화된 교육분위기로 인하여 MK들은 차츰 소외되거나 아니면 이들과 휩쓸려 미국 본토의 학교들이 겪는 마약,음주,물란한 성풍속 등 도덕적 타락을 촉발 시킬 위험이 따른다.

(마) 현지에 있는 선교사자녀를 위한 학교에 보내는 방법-기숙사학교 포함
선교현장에,혹은 가까운 곳에 이런 교육기관이 있다면 아마 이 방법이 가장 최선의 길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영어권 아프리카에는 이런 종류의 Mk를 위한 학교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에서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교외에 있는 1904년에 설립된 Rift Valley Academy가 대표적일 것이다. 현재 이 학교의 교장으로 일하고 있는 Ray E.Entwistle의 다음과 같은 말에 귀를 귀우려 보자. "1982-84년 사이에 이 학교 12학년 졸업반 학생을 대상으로 현재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이 기숙사학교의 교과과정과 학교생활, 교사들의 수준, 학생상호간의 인간관계, 기타 음식과 음악, 체육,선교활동 훈련 등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해 보았습니다. 이 졸업반 학생들은 최소한 3-6학년 이상 이 학교에서 생활했습니다. 만족도를 1-10등급으로 정하고 응답한 내용을 조사했더니 놀랍게도 평균 9.55의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응답자 중 단1명만이 이 MK 기숙사 학교생활이 불만족스러웠다고 응답했습니다. 그외 전 졸업반은 매우 행복했고 자랑스러운 그리고 아름다운 꿈을 심어준 학교생활이다고 응답했습니다." 우리는 이 교장선생님의 조사 결과를 보면서 MK 를 위한 기숙사학교가 얼마나 중요한 역활을 하고 있는가를 절실히 깨닫게 된다. 현재 이 학교에는 유치원부터 고3과정까지 있으며, 외국인의 경우(비영어권)언어 테스트와 부모들의 신앙,선교사역상황,MK의 성숙도 등을 엄격하게 심사한 후 정원 한도내에서 학생을 받고 있다. 또 케냐 이외의 아프리카 국가나,특히 오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MK를 우선적으로 입학시키고 있다.

(바) 고국에 있는 학교에 남겨두는 방법
한국선교사들이 처음 고국을 떠나 제2/3세계 선교현장으로 나오게 될 때 사실 세밀한 준비를 다하기가 어렵고 사전 지식 또한 매우 미흡하다. 선교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또는 장기 비자 등 분명하게 확보되지 않았을 경우 전가족을 함께 데리고 온다는 것은 대단한 모험과 위험 부담을 안게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자녀들을 일단 한국학교에 남겨두고 떠난다. 선교지 상황파악과 정착이 어느 정도 안정된 다음 자녀들을 데리고 오는 것이 지혤고울 수도 있다. 특히 자녀들이 중학 이상 장성했을 경우 더욱 조심스럽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 경우 한국에 있는 선교후원교회나 기관들이 부모를 대신하여 MK의 보호자 역활을 담당해야 한다.

III. 선교사 자녀교육을 어떻게 후원할 것인가?

(가) 국민학교.중.고등학교
우리는 위에서 선교사자녀교육의 중요성과 그 방법론을 대략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선교사를 후원하는 한국교회와 선교사 파송기관들은 어떻게 MK를 후원해야 하는가? 보통 선교후원교회나 기관들이 선교사의 선교비를 책정할 경우.

(a) 그저 단순히 선교비 항목으로 일괄 책정
(b) 선교활동비 + 생활비로 구분하여 책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막상 선교현장에 도착해 보면 선교활동비와 생활비 이외에 이루 헤아일 수 없이 많은 예상외의 재정들이 선교사역 첫해에 시급하게 필요하게 된다. 예컨대 (c) 선교정착비
(d) 주택비
(e) 자동차 구입비: 대부부의 선교사들이 사역하는 곳은 공공 교통수단이 거의 없거나 아주 불편한 지역이 때문에 튼튼한 차가 ㅊ이는 당장 선교에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처 예상하지 않았던 자녀 교육비가 엄청나게 압박해 오는 것이다. 위에서 이미 언급한 것과 같이 MK 전문교육기관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는 선교지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매우 좁아지게 된다. 또 Mk들을 위한 교육기관이라 하드래도 대부분이 기숙사 학교이기 때문에 년간 소요되는 자녀교육비는 선교사의 선교비로써 충당하기에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다. 예컨대 아프리카 케냐의 경우 MK 한명을 기숙사학교에 보낼 때 년간 약 4000불이 소요된다. 이것은 학비,책값,기숙사비 및 음식값을 포함한 비용이다. 이 학교는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거의 동일한 비용이 든다. 오지 선교사 MK인 경우에는 학비의 반절 정도를 감면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나 기관은 선교사를 선발하고 훈련시킬 때부터 자녀교육에 대한 별도의 재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만약 이 일이 어려우면 MK교육을 위한 특별 장학회를 처음부터 구성해야 할 것이다.

(나) 고등학교 이후 교육
한국선교사들이 현지에서 4,5년 사역을 하고 안식년을 맞이할 때 주로 미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정착하고 선교지로 돌아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까닭은 선교지 적응이 잘 안되거나 선교후원회와의 갈등으로 인한 선교사역의 차질,혹은 선교사로서의 확신과 소명부족 등이 큰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원인은 선교사 자녀들의 대학교육 때문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다. 외교관의 경우 국내 대학 진학 때에 각 대학은 입학의 특혜를 주고 있다. 그러나 MK의 경우에는 국내대학 진학에 아무런 특혜가 없기 때문에 아주 어렵다. 이 때문에 Mk들은 주로 미국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따라서 대학등록금을 조달할 수 없는 선교사들은 할 수 없이 미국으로 들어가 정착하게 된다. 이때 후원하는 교회나 기관들은 큰 실망을 하게 되고, 인간적인 배신감 마져 느끼게 되는 것이다.그러므로 장기적인 해외선교를 위해서는 MK들이 선교현지에서 일정한 교육을 마친 후 한국이나, 미국대학에 가서 계속 공부할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후원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제 우리 가족의 경우를 한예로 들어 보고자 한다. 1984년 우리가 처음 아프리카선교지로 떠날때 수미는 국민학교 5학년(11세),형곤은 3학년(8세)였다. 우리가 갑작스럽게 선교지로 나왔기 때문에 이 아이들은 전혀 어학훈련이 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가 처음 영국에서 1년간 선교훈련을 받는 동안 이 아이들을 영국 공립국민학교에 공부하게 했다. 이때 처음으로 A.B,C.D.를 배우면서 영어를 익혔고(케냐는 영어가 공용어로 사용되는 지역임)케냐로 와서는 수도 나이로비에서 약 300키로 떨어져 있는 영국식 기숙사 학교에서 수미는 중학교를 마쳤고, 형곤은 국민학교를 각각 마쳤다. 이 기간 동안 부모를 떨어져 있으면서 또 영어를 익혀야 하고, 한국과는 다른 교과과정을 배워야 하는 삼중고의 어려움에다 음식까지 전혀 달라, 처음에는 거의 날마다 눈물을 삼키면서 공부했다고 나중에야 우리에게 얘기했다. 이 기간 동안 나이 어린 우리 아들이 오히려 누나보다 더 쉽게 빨리 영어학습을 익혔다.그후 다시 미국식 MK 전문 기숙사 학교인 Rift Valley Acadfmy로 옮겨 왔으며,여기서 수미는 지난 7월에 고등학교를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전학년 평균 96점)현재 미국 시카고근교에 있는 Wheaton College 의과 예과에 입학하여 공부하고 있다. 아들 형곤은 고1에 재학 중이며(평균 98점) 학생회장일도 맡고 있다.(더 자세한 내용은 미션월드잡지,1991년 8월호 참조). 우리 자녀들이 점차 영어에 익숙해지면서 한국어를 상실할 위기가 여러번있었다. 우리는 매주 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편지를 썼으며, 또 저들에게는 매주 정기적으로 부모에게 생활보고서를 한글 편지로 써 보내게 강력히 요구했다. 이 과정을 통하여 모국어에 대한 애정과 훈련을 계속 시킬 수가 있었으며, 또 한국인의 긍지를 유지하는대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현재까지 두 아이들은 한글로 말하고 읽고 쓰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MK가 대학에 진학할 때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은 입학실력과 등록금일 것이다. 전자는 선교사가족과 MK 자신이 해결해야 하지만 학비의 경우는 선교후원회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수미의 경우 대학 첫해에 약 16000불(1년간 학비,기숙비)을 학교에 지불했으며, 그외에 비행기표, 책값,용돈,의료비등으로 약 4000불이 소요되어 전체 약 2만불이 필요했다. 이중 절반은 우리를 파송한 선교후원회(아세아연합신학원 아프리카선교후원회)에서 장학금으로 모금했고, 나머지 절반은 우리의 선교퇴직금에서 가불하여 지불했다. 최근 외국선교사들의 통계에 의하면 MK90%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고 한다. MK들의 교육 후원은 비단 한국선교사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고 기타 외국선교사의 경우에도 힘든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어떤 미국선교사의 경우에는 자녀교육비가 원할하게 후원되지 못하여 중도에 사역을 포기하고 돌아간 경우도 종종 있다. 다시 말하거니와 Mk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과 후원이 없이는 한국선교사의 다음세기 선교활동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IV. 선교사자녀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

(가) 문화적 소외감 - Mk의 년령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점처 나이가 들수록 이중적인 문화적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소속한 모국 문화와는 점차 멀어지고,또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현장문화에 동화하기에는 어령누 거북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때에는 부모들 자신이 확고한 국가관과 조국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끊임없이 자신의 자녀들과 대화하고 격려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는 한국에서 발간되는 알맞는 월간지들과 쉽게 읽을 수 있는 한국역사,한국문학집 등을 정기적으로 구독하고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하여 집중적으로 읽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가졌다. MK들이 현지 원주민 문화를 이해하고 매력을 느끼기에는 아직도 덜 성숙한 년령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현지문화를 원시미개한 것으로 잘못 평가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선교지의 역사와 전통, 문화등을 솔직하고 상세하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MK로 하여금 하나님은 한국교회나 역사안에서만 활동하는 분이 아니라 온 우주의 주님이시기 때문에 선교현장의 문화와 역사를 통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 창조주 하나님임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나) 자기동질성(identity)의 상식 - MK뿐 아니라 해외 한국이민사회를 살펴보면 이민 제1세대들은 비교적 건강한 민족의식이나 자신의 자기 동질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1.5세대를 넘어 2,3세대로 흘러 가면 자칫 뿌리없는 국제인이 될 위험이 많다. MK의 경우 장기간 동안 부모를 따라 선교현장에서 거주하게 되고 또 모국을 방문할 기회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아주 어렸을 때 떠나온 모국에 대한 상이 점차 엷어지기 시작하고 자신의 뿌리에 대하여 회의하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동일한 선교현장에 있는 선교사들은 자신의 MK를 위하여 다양한 모임이나 교육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현지에 다행스럽게도 한인교회가 설립되어 있다면 이런 기회르리 만들기 쉬울 것이다.그러나 불행하게도 동일지역의 한인선교사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불화하거나 심각한 갈등을 노출하게 되면 결국 MK들도 자신의 뿌리에 대하여 매도하거나 과소 평가하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결국 MK들은 자기 부모들 만큼 성숙하게 되며, 그이상 자라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선교지에서의 부모역할은 한국에 있을 때 보다 엄청나게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다) 모국어의 상실 - MK들이 공용 외국어나 원주민 언어에 매달리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점차 한국어를 상실하게 된다. 또 부모들도 바쁜 선교사역 때문에 자녀들을 세심하게 돌보기가 힘들다. 또 어떤 경우는 빨리 모국어를 잊어 버리고 외국어에 더 빨리 능통하도록 재촉하기도 한다. 그러나 "언어는 존재의 양식이다"라는 언어 분석학파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의 모국어가 곧 우리의 문화와 자기 동질성을 밑받침 해주는 기초가 되는 것이다. 모국어의 상실은 곧 자기 상실을 의미한다고 본다. 더욱이 제2/3세계 오늘의 선교현장은 한국선교사들이 기존 서구선교사보다 다르게 좀더 독특한 방법(한국적으로) 으로 복음을 전해 주도록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한국인의 삶의 바탕과 싱싱한 모습들을 계속 유지해야 하며, 또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도 MK들이 모국어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부모는 노력해야 할 것이다.

(라) 부모와의 갈등-다수의 MK들이 부모가 하고 있는 선교사로서의 사명과 사역에 대하여 동의하고 또 존경하지만,반면 상당한 MK들은 부모의 선교사역에 대하여 반발하고 비판적인 경우도 많다. 특히 오랫동안 문화적 혜택이 빈약한 일부 아시아 지역이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생활하게 될 때 더욱 자기 열등감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로부터 부러워 할만한 편지를 받았을 때,혹은 어쩌다가 몇년만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느끼는 소외감과 이질감,경제적인 열세 등은 부모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사실 한국에 있는 청소년들도 이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지만 선교지의 MK들은 좋은 친구나 자기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적절한 상담자를 만나기 어렵기 때문에 더 문제가 심각해 진다. 그러므로 선교지의 부모 자신들이 한국에서 돌보는 것 보다 더 깊은 애정과 이해,그리고 기도와 대화가 필요하다.

(마)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공포 - 청소년 때는 꿈과 이상이 높고 큰 만큼 실망과 좌절도 빈번하게 느끼게 된다. 모국을 떠나 먼 소외된 지역에서 공부하는 MK들에게는 더욱 불확실한 미래와 자신의 장래에 대하여 두려워하게 된다. 사실 우리 누구도 자신의 미래를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누가 우리의 미래를 주관하고 계시는가 하는 분명히 알고 있다. 한국선교사들이 원주민 선교에 심혈을 쏟는 만큼 자신의 가족과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정성스러운 계속적인 기도가 필요하다. 늘 자기 자녀들에게 하나님이 우리의미래를 인도해 가신다는 확실한 믿음을 심어 주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때때로 외롭고 홀로라는 고독감을 느끼지만 특히 MK의 경우에 더욱 그런 것이다. MK가 부모를 멀리 떠나 기숙사학교에 있다고 생각해 보자.다정스런 위로와 격려,그리고 자상한 사랑의 손길이 얼마나 그립겠는가? 이런 때에 하나님께 기도하며 자신의 삶과 미래를 그분의 손에 맡겨 헌신할 수 있도록 MK들을 평소에 늘 가르치고 또 부모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우리 딸 수미가 고3이 되던 첫방학 때 어느날 저녁 가정예배를 드리는 시간에 자신의 미래를 하나님 손에 맡겨 드린다는 다음과 같은 고백을 했을 때, 우리는 실로 하나님께서 지나간 7년동안 우리와 어떻게 함께 하셨는가를 회상하면서 두손을 잡고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아빠, 나는 장차 의사가 되어 아프리카의 선교사로 첫 5년동안을 하나님의 일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래서 의과대학 예과에 가려고 하는데 아빠 생각은 어때요?" 우리는 이때 비로소 아프리카에서의 우리 선교사역이 실패하지 않았으며,우리 자녀들을 통해서도 귀한 열매들이 맺히고 있음을 깨달았다.

V. 결론과 제언

선교는 선교사들의 계획이나 노력으로만 성취되는 사역은 결코 아니다. 우리를 앞서서 선히 인도해 가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뒤에서 끊임없이 후원하고 기도해주는 후원교회와 기관의 성원이 밑거름이 되어 비로소 성령께서 선교의 나무에 구원의 열매들이 맺히도록 역사하시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 어떤 경우에도 선교사자녀들이 희생의 제물이 되어서는 안된다.따라서 나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를 결론에 대신하는 제언으로 부탁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