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사 자녀의 이해와 양육..............박순남

들어가는 말

하나님의 세계 선교에 동참하는 일은 한 개인의 헌신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적 헌신이다. 선교지에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는 일 또한 선교사 혼자만의 사역이 아니라,온 가족 구성원들의 공동체적인 사역이다. 선교사의 생활과 사역은 선교사에게 자녀가 있든 없든 '선교사 자녀' 양육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깊은 관련을 맺는다. 건강한 선교사 자녀를 만드는 과정에는 교실이나 학교의 학문적 또는 사회적 요소 이상의 근원들, 즉 부모,선교부,본국,현지국 내의 문화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선교사 한 가정이 선교지로 향해 나갈 때에는 선교사 개인뿐 아니라,지역 교회와 파송 단체등이 공동으로 선교사의 생활과 사역을 위한 준비 기반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1. 선교사의 사역과 자녀 양육

해외 선교를 준비할 때,대부분 선교사들은 현지인들을 위한 직접적인 사역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막상 현지에 도착하여 가족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들을 예측하지 못하거나 간과해 버릴 수 있다. 선교가 후보생으로 훈련 중이거나,선교지에 나가는 선교사들,보내는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은 선교지와 그 곳의 믿지 않는 영혼들에게로 모아진다. 선교지의 영혼들을 향한 복음 전파의 열정에 가장 많은 동기를 부여하게 된다. 그래서 현지 사역을 위해서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자료나 프로그램 등을 많이 준비하지만,선교지에서 생활하는 동안 가족 구성원들의 영적,지적,사회 정서적 진보나 자녀 교육을 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준비하는 일은 소홀히 하기 쉽다.

선교사가 선교지에 부임하기 전부터 자녀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갖거나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이지 못한 이유는,선교사 자신은 물론 주위의 선교 공동체들까지 전임사역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사역과 가정을 별도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파송 단체에서 하고 있는 부임 전 오리엔테이션이라든가 타문화권 선교 훈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자녀 교육에 대한 타문화권 선교 훈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녀 교육에 대한 적절한 준비와 대책에 대해서는 소극적 자세로 대처할 수 있다.

선교사에게 있어서 가정 사역은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접적인 사역만큼이나 중요하다. 선교사가 안정된 가정 생활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전가족 구성원의 지속적인 발전을 지켜 볼 수 있을 때,다른 사역에도 충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교사에게 있어서 마지막까지 어릴 때는 유보하게 하는 문제가 바로 자녀 교육문제이다.자녀가 어릴 때는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지만,자아의식이 싹트고 부모와 의사 소통이 가능한 연령이 되면 부모,자녀 모두에게 갈등적인 상황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부모가 현지인들을 위한 사역에 전념하는 동안 자녀들이 의미하는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 계획과 지원적 프로그램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시 변통 형식으로 대처해 갈 경우,자녀들은 말할 수 없는 소외감을 가진 채 성장하여 역기능적인 행동을 나타낼 수도 있다. 이미 잘못 끼워진 단추를 다시 올바른 맞추 끼우는 데에는 시간이 요구된다. 사역지에 도착한 그 순간부터 자녀는 한국적 교육과 문화 혜택에서 멀어진 '선교사 자녀'가 되는 것이다. 미리 자녀 교육 계획을 가지지 못하고 사역지에 도착했을 경우,자녀에게 적절한 교육을 시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자동차 경주에서 이미 자신의 레인에 들어선 후 진로 수정이 어렵듯이,자녀 양육이 계획없이 하루 아침에 부모의 의도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일관되고 지속적인 단계를 거쳐 일생 동안 정상적인 성장 발달을 도와야 하는 것이다. 특별히 어느 단계만 중요하거나, 어느 단계는 건너 뛰고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자녀가 아직 유아일지라도 그 자녀의 일생을 놓고 기도하면서 각 단계마다 필요한 교육을 자녀들에게 쏟아부어야 한다. 특히 타문화권에서는 자녀의 온전한 성장 발달을 위해 더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물론 초창기 선교사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준비할 만한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특별한 대책없이 주님만 의지할 수 밖에 없었고, 자녀 교육을 위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그때에는 선교사 자녀들 수가 많지 않았고, 대부분 취학 전이나 초등단계의 연령이었기 때문에 문제의식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자녀들이 서구식 교육의 혜택을 입는 것을 장점으로 여겼기 때문에 별도로 한국적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은 선교사들도 있었다. 이런 의식 속에서 많은 선교사 자녀들이 한국적 교육을 충분히 보충하지 못하고 이중 문화적 교육을 받아 왔다. 그러한 와중에서도 한국 선교사 자녀들은 대부분 훌륭한 자녀들로 성장하고 있다. 아마 주님이 우리 선교사 자녀들을 보호해 주신 특별한 은혜의 시기였다고 여겨야 할 것이다. 따라서 선교지에 성장하고 서구에서 고등학교육을 마친 성인 MK가 선교지에서 생활하면서 겪었고, 아직도 겪고 있다고 고백하는 어려움들, 즉 모국어가 서툴고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점이라든가,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의 부족,마음을 나눌 만한 한국 친구가 없는 점,정신적인 고향을 느낄 수 없는 점 등은 적절한 교육적 대안과 교육 지원 체제가 있었으면 충분히 완화시킬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선교사의 전임 사역과 자녀 양육을 포함하여 가정을 돌보는 일은 어느 것이 더 중요한 일이냐의 차원이 아니라, 서로 상보적 차원에서 균형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선교 사역의 지속성 여부에 자녀 양육 문제가 큰 영향을 미치고,아무리 훌륭한 사역의 열매가 있다 하더라도 주님은 자녀 양육에 대한 보고를 분명하게 요구하실 것이기 때문이다.학교나 교회 등 많은 상황적 요인들이 자녀의 교육과 관련이 있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부모라 할 수 있다. 선교사는 전임 사역자로서 장단기 사역의 계획에 맞추어 자녀 양육을 위한 시나리오도 별도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선교 공동체는 한 선교사 가정이 그들의 사역과 자녀 양육을 온전히 이루어 갈 수 있도록 자녀들의 성장 과정을 꾸준히 지켜 보면서 적절한 교육적 후원을 해야 할 것이다.

2. 한국선교사 자녀 교육의 목표

한국인 선교사 자녀가 한국인의 얼과 정체성을 가지고 한국 교회의 좋은 신앙을 물려받은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하며,국제적 감각을 갖도록 하여 장차 성장하여 살게될 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게 한다.

1) 한국인의 얼과 정체성(ledntity)을 갖게 한다.
선교지에서 생활하는 자녀가 자신이 어디에서 왔으며, 누구인가를 올바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며,한국어,한국 문화, 정치,경제, 사회 등을 충분히 익혀서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또 성인이 되어 어느 사회에서 생활하든지 온전한 한국인으로서 뿌리의식을 가진 능력 있는 일꾼이 되게 한다. 서구 사회로 가든지 또는 현지에 남더라도 한국인으로서 확고한 정체성에 있어야만 더 적극적으로 그 사회에 참여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2) 한국 교회의 좋은 신앙을 물려받은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한다.
한국 교회의 좋은 신앙 모범인 성경 교육, 경건 훈련, 제자 훈련 등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부모와 동일하게 신앙 고백을 할 수 있고, 복음에 대한 열정을 품을 수 있는 신앙 인격자가 되게 한다. 선교사 자녀들은 경험을 통하여 차세대 선교사로서의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으므로 꾸준히 영적 성장을 이룬다면 세계 선교와 한국 교회 선교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훌륭한 일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국제적 감각을 가지고 장차 성장하여 살게될 국제 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게 한다.
선교사 자녀에게 주어지는 다중 문화적 경험 자체가 이중,삼중 언어를 습득하고 국제적 감각을 갖추는 데 있어서 좋은 환경이므로 그들에게 적합한 교육 과정을 제공하여 국제 사회에 책임있는 일꾼이 되도록 한다. 또 우리나라 내에서도 소위 무한경쟁 시대를 맞아 국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사회 각 분야마다 세계화, 국제화를 추진해 나갈 인재들이 필요한 시점이므로, 한국 선교사 자녀들이 이러한 자질들을 갖춰서 모국을 위해서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 한국 선교사 자녀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녀가 국제적 사회 환경에서 일정 기간 동안 생활하며 교육을 받고, 또 한국적 교육을 지속적으로 보완하여 가능하면 적당한 시기(늦어도 고1이전)에 한국 교육권에 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3.한국 선교사 자녀의 교육 유형과 결과

선교지에서 선교사 자녀가 선택할 수 있는 교육 형태는 지역에 따라, 나라에 따라 다양하다. 서구적 교육 체제를 갖춘 학교들이 설립되어 있고,본국의 교육 제도 또한 융통성이 많기 때문에 자녀의 수준이나 상황에 맞추어 선택하기 쉬울 수 있다. 한국 선교사 자녀의 경우 일단 교육 제도 자체가 다른 학교 형태로 전환(shift)해야하는 어려움이 있고,현지에서 한국 학교에 취학하지 않는 한 어떤 교육 형태를 선택하더라도 한국의 고등 교육 제도와의 호환성이 낮기 때문에 훨씬 더 많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선교사들이 자녀 교육을 선택할 때에는 자녀가 어떤 단계에 있든지 그 단계의 교육을 통해 결국은 고등 교육을 준비하는 데 우선권을 둔다. 물론 불가피하게 고등 교육 과정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부모들은 자녀가 유치원부터 각 단계를 거친 후 대학 연령에 이를 때에야 어느 대학으로 갈 것인가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학령기가 되는 그 순간부터 대학 교육의 방향을 잡고 각 단계를 밟아가야 나중에 혼란을 줄일 수 있다. 한국 선교사 자녀가 선택할 수 있는 고등 교육 형태는 서구 대학,현지 대학, 한국 대학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다음에서 이 세가지의 고등 교육 유형을 선택하기 위해 그 이전 단계 교육에서 선택할 수 있는 교육 유형과 교육의 영향 및 결과와 보완책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가. 서구 위주의 학교 교육을 받을 경우

 학교유형 : 한국적 또는 서구형 유치원
 교육의 영향 및 결과 : 서구의 우수한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국제적
        감각을 지닐 수 있으나 독특한 '제3문화권의 아이'(TCK)로 성장하
        게 되어 자칫하면 어느 문화권에서도 안정감있게 정착하지 못할수
        도 있다.
교육목표 달성을 위한 보완책 :정체감 형성의 문제가 가장 크므로 부모와 선교부가 현지나 한국에서 방학 때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자녀들이 한국 문화와 교육 경험을 자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학교유형:서구형 국민학교(MK 학교,현지국제학교)

교육의 영향및 결과:현지에서라도 서구적 학교를 선택할 경우 다른 교육 형태에 비해 학비 부담이 훨씬 크고,특히 대학을 서구의 제3국에서 하게 되면 엄청난 학비 부담과 함께 생활비 부담까지 안게 된다.

교육목표를 달성을 위한 보완책:초등 단계까지도 부모가 한국교과를 가르칠 수 있으므로 한국 교과 과정을 간소화하여 홈스쿨링(Home Schooling)함으로써 자녀에게 한국적 교육을 보충해 줄 수 있다.

학교유형:서구형 중학교,고등학교,서구(제3국)대학

교육의 영향및 결과:중등 단계 이후의 교육을 계속하여 서구형 학교에서 받을 경우 부모와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이 생기고, 한국인의 정서나 정체성 형성이 거의 어려워져서 성인기 이후에도 한국 문화권에서 생활이 어렵다. 또한 남자의 경우 병역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결혼을 위해 배우자를 선택하는 일도 어려울 수 있다. 교육목표를 달성을 위한 보완책:@ 한국의 또래와 꾸준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지역 교회나 친지들이 도와야 한다.

@ 병역 문제,결혼,직장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 자녀들의 신앙 성숙을 위해 가정 예배나 성경공부,경건의 훈련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부모를 떠나 기숙학교에 가 있는 자녀들의 영적 관리와 심리적 안정을 위해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나. 한국적 학교 교육 위주로 교육할 경우

학교유형:한국적 또는 현지,서구형 유치원
교육의 영향및 결과:한국문화권에서 계속적인 교육을 받으므로 한국인의 정서를 가진 성인으로 성장하여 한국 사회와 국제 사회에서 책임있는 일원이 될 수 있다. 교육목표를 달성을 위한 보완책:본국에서 선교사 자녀들을 돌볼 수 있는 믿을 만한 호스텔시설과 학업 지도를 도울 지원인사가 준비되어야 한다.

학교유형:한국적 또는 현지,서구형 국민학교
교육의 영향및 결과:한국 교회의 좋은 신앙을 본받아 참된 신앙 인격자로서 한국 교회와 세계 선교에 기여할 수 있다. 교육목표를 달성을 위한 보완책:방학이나 적절한 시기에 일정기간 부모와 접촉할 기회를 수시로 주어 가족의 유대감을 나누고 장래의 진로 들을 의논할 수 있게 한다.

학교유형:한국적 또는 현지 서구형 중학교,한국고등학교,한국대학교
교육의 영향및 결과:어려운 점은 부모와 분리되어 있는 동안 정서적 문제들을 가질 수 있고,중요한 결정을 할 때 부모와 긴밀하게 의논할 수 없다. 교육목표를 달성을 위한 보완책:@ 선교지를 오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다양한 문화를 경험하여 국제적 감각을 익히게 된다.

@ 중학교나 늦어도 고1에는 한국 학교에 진입해야 고등교육을 준비할 수 있다.

다. 현지 학교 위주의 교육을 받을 경우

학교유형:한국적 또는 현지국 유치원
교육의 영향및 결과:현지교육의 수준이 낮기 때문에 한국 교육에서 만큼의 학업성취는 어렵다. 학교 교육을 통해 타종교의 영향을 받을 위험이 있고,선교지에서 철수해야 할 상황에 이를 자녀교육에 중대한 위기를 맞는다. 교육목표를 달성을 위한 보완책:학교생활 중 방학이나 안식년을 이용하여 최대한으로 한국적 교육의 경험을 하게한다.

학교유형:현지국 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교육의 영향및 결과:현지인과 현지 문화에 더 익숙해지고 부모의 사역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성장하여 차기선교사로서 그 지역에서 사역할 수 있다. 교육목표를 달성을 위한 보완책:@ 현지에 있는 동안 한국으로부터 수시로 교재를 공급받아 부모의 도움으로 한국적 교과(국어,사회,도덕,문화,시사문제 등)를 지속적으로 공부하게 한다.

@ 가정예배,경건의 훈련,성경 공부 등을 통해 꾸준히 영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4. 한국선교사 자녀 교육이 정책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

위의 교육 유형의 결과를 놓고 볼 때, 유,초등 단계 시기부터 중등단계의 시기에 받은 학교 교육이 선교사 자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침을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초중등교육 과정에서 어떤 언어를 학습 매개언어로 사용하여 교육을 받느냐가 자녀의 고등 교육 및 장래 진로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즉 12년 여에 걸친 초중등 교육은 결국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 동안 배운 교육 내용에의해 고등 교육의 방향이 결정되고, 어느 곳에서 고등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성인 MK 의 장래 생활 근거지가 결정된다고 본다.

그동안 대부분의 한국 선교사 부모와 자녀가 현지에 있는 동안 선호애 왔던 학교 유형은 서구적 학교인 선교사 자녀학교(현지에 있거나,제3국에 있는 MK학교)나 국제학교(현지)라고 볼 수 있다. 현지에서 서구적 학교에 대한 교육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의 질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고, 현지에 적절한 한국교육기관이 없었거나, 부모가 장기적 자녀 교육 대책을 세울 만한 여건이 되지 못해서 주위의 다른 한국 선교사들의 선례를 따른 경우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한국 분위기와 활동들이 자유롭고,아동 중심적이어서 자녀들에게 스트레스가 덜 되고,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다른 대안을 생각하지 못할 경우, 학비가 다소 비싸고 부정적인 요소가 있을지라도 서구적 학교를 선호하는 것 같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등 북방 지역의 선교사 자녀들처럼 서구적 교육이 아니라 하더라도,현지국 학교를 선택하는 자녀들도 한국적 교육으로부터 동떨어진 교육을 받기는 마찬가지 상태이다. 몇몇 자녀들의 사례로 보아 한국어 능력이 뒤떨어지는 상태로 한국 제도 교육에 진입할 경우,이들이 학습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서구적 교육을 받아온 자녀들에 비해 훨씬 더 크고 복잡하다.

물론 여느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선교사들 또한 나름대로 자녀에 대한 기대와 교육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한국적 교육만을 고집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적 교육을 중시하는 교육 정책을 세우지 않고 계속 지금의 상태대로 나간다면 현재 약 2,500여 명(선교사 1,308가정에 한 가정당 2자녀로 계산함,한국선교핸드북,한국해외선교회,1994 참조)이 넘는 한국 선교사 자녀들 대부분이 성인기에 이를 때에는 한국말로 의사소통하는 것을 포기해야만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국 선교사 자녀가 한국적 교육과정을 준비해야 할 필요성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정체성 형성과 교육 비용 부담의 문제 때문이다.
향후 5년 이내에 대다수의 한국 선교사 자녀가 대학 진학 연령이 되는데 계속 국제 학교나 선교사 자녀학교에서 공부하면서 한국적 교육에서 멀어질 경우 미국과 영국 등에 있는 서구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 이는 한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서구로 유학을 가는 학생들의 경우와는 그 차원이 다르다.유학생들은 한국에서 자라서 이미 한국적 가치관이 견고하게 정립된 한국인이고, 선교사 자녀의 경우 계속적인 서구교육으로 인해 이미 서구화가 더 많이 진행된 상태라서,한국어와 한국 문화적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 정체감을 갖지 못하고 한국 사회와 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한국 선교사 자녀들 대부분이 고등 교육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서구 사회에 남거나 부모가 있는 선교지로 돌아가게 된다. 현지국 교육을 받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서구에 남거나 선교지로 돌아가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미리 한국적 교육을 준비할 기회를 얻지 못하여 자녀가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은 막아버린 결과가 된다. 또한 서구나 현지에 남더라도 한국인으로서 정체감을 갖지 못한다면 완전한 한국인도 아니고,서구인이 되거나 현지인이 될 수도 없기 때문에 어느 사회에 대해서도 소속감을 갖기 어려운 국제 방랑자(Global Nomad)가 될 수도 있다.

더욱이 많은 학교 선교사 자녀가 서구 대학으로 진입할 경우 한국 교회는 막대한 비용의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대학 연령의 자녀수가 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에 서구에서 고등 교육을 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현재 중등 교육에서 서구적 중등교육에 취학하고 있는 자녀들이 모두 서구 대학에 진입할 경우 이들에게 들어갈 학비와 생활비(1인당 연간 2만불 이상)는 천문학적 숫자에 이를 것이다. 이러한 가중되는 부담을 누가 감당하게 되는가?

둘째, 선교사들의 사역 경험을 한국 교회 자원으로서 환원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자녀가 한국 사회로 진입하지 못할 경우 선교사가 은퇴하여 한국에 들어오기보다는 자녀가 있는 곳에 정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선교사가 그 동안 타문화권 사역을 통해 얻은 사역 경험들을 한국 교회의 선교 자원으로 환원시킬 수 없게 된다.

셋째,앞으로 선교지 상황의 변화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일생을 마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지만,현대 선교에서는 비자문제,현지국의 정치적,사회적 상황,타종교의 영향 등으로 언제 선교지를 철수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데,이때 자녀가 한국적 교육과정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하게 교육 방향을 결정해야 될 경우,부모와 자녀에게 너무나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넷째,선교사 자녀가 한국인으로서 감당해야 할 인생 통과 의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외국에 거주할지라도 한국인이 이상 남자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마땅한 병역의무의 대상이다. 지금까지 선교지나 제3국에서 자란 20세 이상 남자 자녀가 상당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논산훈련소에 입소하여 훈련을 받고 군생활을 했다는 선례가 없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의 군대 사정을 모른 채 외국에서 생활하다가 갑자기 논산 훈련소에 입소한다는 것은 선교사 자녀들에게 있어서 모험적이고 큰 충격이 될 것이다. 적어도 고등학교 시기에 한국 사회에 들어와서 문화와 생활을 익혀야만 군입대에서 겪는 갑작스런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한국 선교사 자녀가 장차 성인이 되어 결혼과 직장문제로 겪게 될 어려움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성인이 된 몇몇 한국 선교사 자녀들을 볼 때, 한국 내의 직장에 취업한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선교지에서 부모를 이어 선교 사역에 헌신하거나 서구 사회에 정착하고 있다. 선교사 자녀들이 자발적인 믿음의 결단으로 현지 선교사가 된다면 신임 선교사가 타문화권에 들어갈 때 겪는 문화충격과 갈등을 줄일 수 있고,여러 가지 훈련 기간들을 단축시켜서 더 효과적으로 사역할 수 있으므로 차세대 선교사로서 큰 잠재력을 갖는다. 사실상, 선교사 자녀들 중에는 차세대 선교사의 꿈을 가진 자녀들이 많고,한국 교회에서도 이들에 대해 기대(서구 선교 사역에서 2,3세 선교사들의 사역 참여를 근거로)를 가지고 교육 대책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모든 선교사 자녀가 다 선교사의 삶에 호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자녀는 오히려 선교사 자녀에게 쏠리는 관심과 기대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각각 부르심이 다르고 은사도 다르기 때문에 이들 각자에게 합당한 직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한국 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도 반드시 포삼시켜야 한다.

결혼에 있어서도 대부분 자녀들은 한국인과 결혼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서구 생활이나 현지에서 한국 또래들과 교제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국적이 다르더라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또래들과 이성교제를 하고 결국은 국제 결혼에까지 이를 수 있다. 물론 부모들은 자녀의 국제 결혼에 동의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적령기에 이른 자녀에게 다른 선택권이 없을 때 어떻게 하겠는가? 앞으로 결혼 적령기에 이르는 자녀가 적당한 시기에 한국에 들어와서 배우자를 찾아서 교제하고 결혼할 수 있도록 모국 방문의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서구적 중등 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몇몇 남학생에게 장래 배우자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한구 내에서만 생활한 여자보다는 교포,유학생이나 선교사 자녀가 자신들의 배우자로서 더 적합할 것이라는 솔직한 대답을 한 적이 있다. 어떻게 보면 이들의 생각이 어른 세대들보다 더 현실적인 것 같아 보인다. 결국 선교사 자녀를 위한 교육적 지원은 미성년기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성인기 이후의 의미 있고 행복한 삶까지도 염두에 둔 것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자녀 연령이 아직 어릴지라도 성인 MK들의 장래까지 염두에 두고 연속선상에서 교육 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

이와 같이 각 유형별 교육적 영향을 볼 때,앞으로 한국 선교사 자녀교육 정책이 자녀들의 고등 교육 과정을 한국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그 이전의 교육 과정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나간다면, 한국 선교사 자녀 교육의 목표인 한국인의 정체감,올바른 신앙,국제적 감각을 형성할 수 있고, 성인 MK가 되었을 때 겪는 어려움도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5. 한국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복합적 교육 후원체제

그러므로 한국 선교사 자녀들이 국제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며 교육을 받는 동안 이들을 위해 적절한 교육적 후원을 제공하고, 한국적 교육과정(한국 또는 현지에 설립된 한국 학교)에 진입하여 적응하기까지 일정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져야 한다. 자료센터라든가 국내 또는 현지 선교사 자녀학교, 한국 기독교국민학교의 현지 분교제도, 장단기 순회교사,호스텔,캠프,상담,과외 지도교사 등을 운영하기 위한 복합적인 체제를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후원 체제는 국내와 현지 양쪽에 설치해야 하며,현지 센타의 경우 한국 선교사 연합회에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 같다. 이러한 후원 체제의 운영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첫째, 적절한 자료 개발이 시급하다. 한국 선교사 자녀 대부분은 본국으로부터 공급되는 자료로 한국적 교육을 보충한다. 선교부나 교회 성도들로부터 제공되는 각종 자료를 가지고 부모들이 자녀에게 주로 한글 지도와 한국 문화,예절, 신앙 훈련,등을 지도해 왔다. 특히 선교사의 자녀교육에 가장 힘들어야 하는 부분이 한국어 교육이다. 가정에서 부모와 대화할 때 외에는 한국어를 구사할 기회가 별로 많지 않기 때문에 잠시 방문하면 한국어 감각을 잃어버리기 쉽다. 해외에 거주하는 자녀가 모국에 대한 뿌리의식과 정체성을 갖는데는 모국어 구사 능력이 가장 핵심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 사회의 언어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이러한 변화는 학교 교과를 통해 배우는 학습 언어를 통해 가장 빨리 나타난다. 그런데 한국 선교사 자녀들은 전교과 학습 환경없이 단순히 국어 교과서나 다른 한글 교재를 사용하여 한글을 깨우치는 데 그치기 때문에 대부분 생활 언어로서 한국말은 그런대로 잘 하지만,학습 언어로서 자신의 연령 수준에 맞는 한국어 실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 사회와 동떨어진 상황에서 한국 선교사 자녀들이 한국어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 가기 위해서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이 연수되어 수시로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부모가 현지에서 한국의 교과과정을 쉽게 교육할 수 있도록 홈스쿨링 교재가 개발되어 순회교사 제도와 함께 운영되고, 법적 인정을 얻는다면 훨씬 더 많으니 자녀가 한국적 교육의 혜택을 보게될 것이다.

둘째, 각 교회마다 교육 선교사들을 발굴하여 훈련해야 한다. 최근 들어서 몇몇 선교 단체에서 방학기간 동안 대학생이나 현직 교사들을 단기 교사로 보내어 교과 지도를 해오고 있는데, 우선 대부분의 부모들이 환영하고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단기 순회 교사를 보낼 경우에는 기본적인 선교 훈련과 선교사 가정에서 함께 생활하는 일에 필요한 지침들이 반드시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현지에 미니 학교 또는 한국 학교의 분교 운영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다. 교육의 개방화와 함께 이러한 학교 운영의 문이 넓어질 가능성을 알아볼 수 있다.

넷째, 그 외에도 국내외에 한국인 호스텔을 운영하는 일고, 현지 캠프나 초청 캠프 운영, 안식년 자녀 과외지도 등을 위한 인적, 물적 후원 체제를 갖출 수 있다.

또 선교사 자녀들이 많아지면서 학업 이외에도 여러가지 심리.정서적 어려움들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이들을 위해 전문 상담가들이 선교지를 순회하거나,안식년에 들어올 때 상담하는 일도 필요하다.

맺는 말

한국 선교사 자녀 교육은 한국 교회 전체가 자녀의 일생을 염두에 두고 함께 이루어가야 할 선교 사역의 하나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선교사 자녀도 하나님이 귀히 여기는 한 영혼이고, 이들이 가진 영향력과 잠재력이 한국 교회의 선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때문이다. 한국 선교사 자녀가 한국인의 정체성과 한국 교회의 참된 신앙을 물려받은 한국인으로서 국제적인 감각을 가지고 그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부모와 교회, 선교회 모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일관성 있는 교육 정책이 필요하다. 각 선교회는 자녀 교육 정책을 정하고 그 정책에 따라 일관되게 교육하도록 지침을 제시해야 하며,교육 유형의 선택에 있어서 궁극적으로는 자녀 교육의 일차적인 책임자인 부모에게 맡기되, 어떤 선택을 하든지 한국적 교육을 보완할 수 있는 다각적인 교육적 후원이 있어야 한다.

세계화의 추세에 맞춰 한국의 고등 교육도 많이 달라질 전망이며, 이에 맞춰 초,중,고등 교육과정 또한 과거 성적순 입시 위주에서 많이 탈피하게 될 것이다. 또 기독교 초 중등학교와 대학내의 다양한 학과들이 생겨남에 따라 선교사 자녀들이 한국에 들어오는 길에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므로 본국의 자녀교육 지원부서에서는 이러한 한국의 교육 정보와 교육적 변화의 흐름을 잘 예측하여 수시로 선교사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선교사 자녀 교육에는 왕도가 따로 없다.선교사 자녀들이 처한 상황이 각자 다르고, 선교사들의 자녀에 대한 기대가 각자 다르기 때문에 모든 선교사 자녀들에게 공통으로 적용할 만한 교육적 대안이 준비된 것은 아니지만,부모와 교회, 선교회 등 선교 공동체가 합력하여 이 사역을 감당해 갈 때, 주님께서 한국 선교의 미래를 축복하시리라 믿는다.